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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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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한국 꿀벌과 필리핀 꿀벌
어떤 양봉업자가 필리핀에 갔습니다. 필리핀은 사시사철 여름이라 온갖 꽃이 만발하였습니다. 양봉업자는 문득 생각하였습니다. 아하, 여기서 벌을 키우면 많은 꿀을 딸 수 있겠구나!.
양봉업자는 시험적으로 벌통 10개를 가지고 필리핀으로 날아갔습니다. 얼마 못되어 벌통에는 꿀이 가득하였습니다. 양봉업자는 오, 됐다!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귀국하여 이 번에는 빚을 내서 벌통 100개를 사들고 필리핀으로 갔습니다.
첫 해, 벌통 100개에서 두 번 꿀을 따는 수입을 올렸습니다. 양봉업자는 오, 얼씨구 좋다! 하였습니다. 아무튼 사람은 견문이 넓어야 한다니까,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하였습니다. 좀 늦긴 했지만 참 다행이로구나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음 해,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음 해는 꿀을 한 번밖에 못 딴 것입니다. 왜 그럴까? 곧 잘 되겠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해는 더욱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꿀이 거의 모이지 않은 것입니다. 그 양봉업자는 아주 망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꿀벌들이 꿀을 모으는 것은 꽃이 없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하여서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꽃이 언제나 핀다는 것, 즉 여기는 겨울이 없다는 것을 꿀벌들이 본능적으로 알아버린 것입니다. 꿀벌들이 꿀을 모으지 않아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꿀을 모으지 않았던 것입니다.
문명은 자연 환경이 좋은 곳이 아니라, 자연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꽃 피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황하 유역, 나일강 유역, 메소포타미아 유역, 인더스 강 유역, 모두 자연 환경이 열악한 곳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살아남자니 머리를 쓰고, 노력하고, 일하는 과정에서 문명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항상 여름인 나라에서는 꿀을 얻을 수 없습니다. 꿀은 겨울이라는 악조건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열매입니다. 사람의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고통과 아픔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고통과 아픔이 없다면 우리 삶은 곧 시들고 맙니다.
이렇게 행복과 불행은 희비의 쌍곡선입니다. 이 쌍곡선 자체를 인정하고, 이 쌍곡선을 넘나들며 사는 것이야말로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삶인 줄 알고 사는 것이 정말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빛과 그림자가 둘 아닌 하나이듯, 삶과 죽음도 둘 아닌 하나이듯, 그런 줄 알고 사는 지혜 말입니다. ⓒ이정수 목사 <말씀의샘물/한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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