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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고개 숙인 1등

경포호수가에서 피러한............... 조회 수 2306 추천 수 0 2010.02.14 08: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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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개 숙인 1등 렉서스를 탄 미 일가족이 사망 직전 911에 통화한 내용이 공개(公開)되면서, 사상 초유의 이번 도요타 리콜 사태는 시작되었다. 미국 현지에서는 도요타 가속페달 관련 사고가 지금까지 2,000여건이고 사망자는 20명이라고 전(傳)하고 있다. 도요타를 따라하듯이 혼다도 창문 스위치 결함으로 전 세계적으로 자사제품을 리콜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는 졸지(猝地)에 문제아가 되고 있다. 품질 안전성에서 최고(最高)를 자랑하던 그들이 이처럼 위기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단순히 단기적 반사이익에만 만족하지 말고, 이 일을 현대자동차나 우리 인생에서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첫째는 가속(加速)페달이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은 뒤 페달에서 발을 떼면 1초 내로 원위치로 돌아가야 하는데, 복원이 안 되면서 이번 사건이 발생(發生)했다. 자동차 가속페달 결함은 비단 도요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 포드사나 우리나라 모든 자동차에서도 가장 고질(痼疾)적인 문제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인생이라는 도로에서도 가속페달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가속(加速)은 스피드와 코너링의 짜릿함이란 특별한 경험을 안겨 주시만, 잘 달린다고 계속 밟고만 있으면 어느 순간부턴 아무런 느낌도 없어지면서 인생은 일이 터지기 시작한다. 감정의 가속페달, 성공의 가속페달은 밟을수록 기분은 업 될지 몰라도, 그럴 때 일수록 자제(自制)의 풋 브레이크와 인격(人格)이라는 엔진 브레이크를 적절하게 밟아주어야 한다. 도요타는 밟기만 하다가 가열(加熱)이 된 경우다. 10년 전 그들은 세계 1위라는 당찬 계획을 발표했는데 1년 앞당겨 그 목표는 달성했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처럼 잘 달릴 때 겸손의 브레이크도 사용했어야 했는데, 액셀만 밟다가 반갑지 않는 어두움이 찾아오고 만 것이다. 인생은 한 번밖에 오지 않고, 그 한 번도 너무 짧고, 짧은 인생 속에선 수많은 유혹(誘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에, 과속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적절하게 사용해야만 인생의 목적지(目的地)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가 있다. 이왕림 박사는 건강(健康)을 인생속도로 비유했다. 시속 20km라면 건강한 편이나 고혈압에 시달린다면 시속 100km, 암(癌)은 200km 상태다. 병은 없으나 배가 불룩하다면 100km이상 속도를 내기 위해 가속 페달에 발을 올려놓고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도요타는 급속한 양적 성장을 추구한 것이 품질의 위기(危機)를 가져오게 되었듯이, 사람도 외적인 성공만 추구할 때 인생의 위기(危機)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속도도 좋지만 절제(節制)라는 브레이크는 더 소중한 도구임을 알아야 한다. 둘째는 부품(部品)의 중요성이다. 일본이 전략적으로 동남아시아 몇 나라에 도로(道路)와 공항 활주로를 무상으로 제공해주자, 그 위에 달라는 차는 자연스럽게 도요타, 혼다, 스즈키 차가 될 수밖에 없었다. 도요타하면 저렴하면서도 가장 고장이 없는 차로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인식(認識)되어왔는데, 원가절감이 너무 지나쳐 부품의 내구연한을 위험 한계까지 밀어붙이다가, 수십 년 동안 쌓은 인지(認知)도가 한 순간에 날아가게 생겼다. 25년 전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한 우주선 챌린저호는 0.28인치의 오링이라는 작은 부품 하나의 결함(缺陷)이 사고 원인이었으며, 7년 전 지구로 귀환 도중 폭발한 콜롬비아호 역시 날개에 작은 파편을 맞은 충격(衝擊) 때문에 폭발한 것으로 밝혀졌었다.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동력전달 계통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라하더라도 자동차 수천 개의 부품 중 간단하고 사소한 결함 하나가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부품(部品)에 대한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자동차는 설계도에 따라 부품이 완벽하게 조립(組立)되었다면 정상적으로 가동되겠지만, 사람은 자동차처럼 부품이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인생의 부품들을 통제하는 제어시스템인 인격(人格)에 달려있을 뿐이다. 인격은 보통 인성, 사람 됨됨이 그리고 지성, 감성, 덕성으로 분류하는 성격(性格)을 통하여 나타난다. 성격유형 검사 중 가장 탁월하다는 에니어그램에서 인간은 연약하고 불완전하고 망가져버린 어쩔 수 없는 존재이지만, 고장 난 것을 고치면 성격이라는 것이 존재(存在)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마치 이 빠진 동그라미를 채우면 원이 되듯이, 인격이란 남들보다 뛰어난 어떤 모습이 아니라 그저 원(圓)처럼 온전한 모습일 뿐이다. 어느 공동체에서든지 원만한 사람, 조화(調和)를 이루는 사람은 인생부품을 탓하지 않는다. 약하면 약한 대로, 강하면 강한 대로 그 모습 그대로를 통하여 유익을 주므로, 물처럼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셋째는 신뢰감(信賴感)이다. 우리는 도요타의 위기를 보면서 영원(永遠)한 승리란 해 아래 존재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달도 차면 기우는 게 세상 이치다. 도요타나 혼다도 30년 성대를 누렸으니 이제는 퇴조(退朝) 할 때가 된 모양이다. 도요타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교과서라 여겼는데 이제 보니 그들에게도 이렇게 많은 허점(虛點)이 있었는데, 우리는 과연 어떨까. 근본적으로 먼저 기초과학이 약하고 아직까지도 기술철학도 부족하고, 노사관계도 형편없는데다, 수직구조와 하청구조까지 더 심화돼 있는 우리는 그들보다 더 많은 악조건들이 많건만 스스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분명 핸들잠기는 현상과 급발진 사고에 대한 증거까지 있음에도 소비자과실이라 떠넘겼지만 작년 한 해 리콜 된 차가 14만 대라고 하니 놀랄 뿐이다. 자동차가 그리하듯이 사람도 겉은 멀쩡한데 같이 지내다보면 왜 그리도 약점(弱點)이 많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알고 날마다 스스로 리필하는 사람은 환경(環境)과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에게 도움을 주기에 어디서나 환영받지만, 자신의 결함(缺陷)조차도 알지 못하기에 스스로 리필하지 않는 사람은 차처럼 리콜인생이 된다. 그러기에 ‘인생 걸음 하나하나가 수행(修行)이다’는 경구처럼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알고 끊임없이 자신을 리필 해야 한다. 주여, 저는 지금 리필인생입니까, 아니면 리콜인생입니까? 리콜당하지 않기 위해, 가속(加速)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잘 다루게 하시고, 인생부품들을 잘 다루고, 그리고 언제나 처음처럼 신뢰받는 사람, 리필인생이 되게 하소서. 2010년 2월 14일 설날에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 인사드립니다. 꾸벅^*^
사진허락작가ꁾ이요셉님, 투가리님, 갈릴리마을(우기자님 진재수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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