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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어거스틴 참회록120] 영(靈)과 육(肉)의 투쟁

영성묵상훈련 어거스틴............... 조회 수 3072 추천 수 0 2010.02.16 22:03:27
.........
출처 :  
제8 권 생의 전환 - 11. 영(靈)과 육(肉)의 투쟁 

이처럼 나는 병들어 있었습니다.
나 스스로의 몸을 지금까지보다도 심하게 고문하면서
사슬이 끊어질 때까지 결박된 상태로 뒹굴고 있었습니다.
사슬은 이미 느슨해졌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묶여 있는 것입니다.
내 주님이시여! 당신은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를 몰아세우시고
엄하신 자비로 두려움과 부끄러움이라는 두 가지 채찍을 가하셨습니다.
그것은 혹시 내가 망설이며 가늘게 남아 있는 사슬이 끊어지지 않고
다시 굳어져서 나를 더욱 단단하게
묶어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나는 마음 속으로 "그렇다 지금부터 하자, 지금이야말로 그때다."
하고 중얼거렸으며, 말뿐 아니라 결심한 단계에 이르러
그것을 행할 만큼 굳건해졌으나 아직 실행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전 상태로 질질 끌려가는 일은 없었으며
다만 그 언저리에서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나는 다시 용기를 냈지만 아직 모자랐습니다.
조금만 더 나아갔더라면 거기에 도달해서 그곳을 차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고 그것을 붙들지도 못한채
죽음으로 끄려들까, 아니면 다시 살아날까 망서리고 있었습니다.
이미 상습적이 된 옛날의 사악이
아직 습관화되지 못한 선보다 더 강하게 나를 강하게 제압했던 것입니다
내가 다른 것이 되어야겠다는 중요한 지금이라는 시점에
더 접근할수록 옛 질풍이 다시 내게로 더 세차게 불어닥칩니다.
그러나 나를 뒤로 넘어지지도 못하게 하고 도피하지도 못하게 하여
마침내는 엉거주춤한 상태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내가 행했던 옛날의 헛된 일과 어리석은 일들이
옷자락을 붙들고 유혹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우리를 버리고 떠날 작정이세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이제 당신과 영원히 헤어지게 돼요
이제부터 당신은 영원히 아무것도 못하게 돼요."

나의 하나님!
지금 이것, 저것, 하면서 유혹한 것은 도대체 무엇을 암시하는 것입니까?
제발 당신의 자비가 그러한 일들을 내 영혼으로부터 물리쳐 주십시오.
그 얼마나 불결하고 쑥스러운 속삭임인가요?
나는 이미 먼곳에 떨어져 있어 그 여자들의 목소리를 반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 여자들은 감히 정면에 나서서 말하지 못하고
등 뒤에서 소곤거리며 내가 한눈을 팔도록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처럼 그녀들은 나의 발걸음을 지체하게 만들었습니다.
습관이 성난 목소리로 "너는 여자들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라고 말했을때 나는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지쳐 있었습니다.
내가 얼굴을 번쩍 쳐들고 뛰어가려던 그쪽에
정절이 엄숙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해맑은 정절은 방탕한 면이 없는 웃음과 고상한 태도로 나를 맞이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는데 그 손은 착한 선인의 무리로 가득했습니다.
거기에는 소년소녀들도 많았고 청년들도 많았으며
착실한 과부와 나이 많은 처녀도 있었습니다.
정절을 지킨 이 모든 사람들 가운데 자식을 가진 자도 있었는데
그녀들은 당신을 배우자로 삼아 수많은 기쁨의 자식을 낳는
풍요한 어머니였던 것임니다.
그녀는 짓궂은 격려의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남녀들이 한 일을 그대가 못하다니!
그들이 주 하나님께 맡기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았었던 가요?
그들의 하나님께서 나를 그들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대는 어찌하여 설 힘도 없는 자신에게 의탁하려 하는지요?
어서 그분께 자신을 맡기세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분은 그대가 기대면 넘어질 만큼 약하지 않습니다
마음 놓고 자신을 맡기세요 그분은 그대를 끌어안아 구원해 주실 거에요."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아직도 그 어리석은 자들의 속삭임이 귀에 쟁쟁하여 어리둥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다시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흙이 되어 죽게 될 그대의 불순한 지체의 말을 듣지 마세요
그것들이 당신에게 말하는 쾌락이란
주 하나님의 율법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도 없지요."

이와 같은 쟁론은 내 마음속에서 나 자신을 두고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알리피우스는 잠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심상치 않은 내 거동을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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