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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박동현 교수............... 조회 수 2135 추천 수 0 2010.02.17 13:33:04
.........
가시고기라는 이름의 고기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요즈음 잘 읽히는 책 가운데 하나가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입니다.
가시고기는 길이 5 센티미터 정도의 민물고기라 합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하잘것없는 이 고기가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아내에게 버림받고 백혈병 걸린 어린 아들을 살리려고
몸부림친 것이 보람이 있어 아들은 나아서 외국으로 가지만
정작 자신은 암에 걸려 쓸쓸히 목숨을 잃는 젊은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그 아버지를 뜨겁게 사랑했던 소년 사이에 펼쳐지는
사랑의 이야기에 『가시고기』란 제목이 붙인 덕분입니다.
소설에서 한 부분을 옮겨 적어 보겠습니다.

가시고기는 이상한 물고기입니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엔 어디론가 달아나 버려요.
알들이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듯이요.
아빠 가시고기가 혼자 남아서 알들을 돌보죠.
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알들을 보호해요.
알들이 깨어나고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리고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 가시고기를 버리고 제 갈 길로 가버리죠.
새끼들이 모두 떠나고 난 뒤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려요.
(조창인, 가시고기[서울: 밝은 세상, 2000], 156-157쪽)

여러분이 이 가시고기의 이야기를 읽을 때 어떤 생각이 떠오릅니까?
홀로 남아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리는 것은 너무하다고 보십니까?
여러분은 가시고기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빠 가시고기 같은 아버지, 어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박동현 교수/장신대학교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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