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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문학의 밤, 숨었던 끼 개발의 장 돼 맛깔스런 입담 뒤편 하나님의 도우심 내재

 “한번 한 약속은 꼭 지켜야지요”
연예가에서 입담 좋기로 소문난 개그맨 박수홍, 박경림 씨가 최근 난치병 어린이들의 치료를 위해 ‘박고테(박경림 고속도로 테이프) 프로젝트’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서울방송(SBS)의 한 프로그램에서 ‘수익금 전액을 백혈병 등을 앓는 어린이들을 위해 쓰겠다’며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시작한 ‘박경림 가수 만들기’를 성공시켜 지난달 28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아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에 1억7천여 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의 선행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많은 연예인들이 기부활동을 펼쳐도 수익금의 일부를 전달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들은 ‘애초 약속대로’ 그 돈을 모두 내놓았다.


자신의 길과 전혀 다른 생소한 분야에 도전해 성공을 거둔 박수홍 씨를 지난 9일 만났다. 그와의 만남은 몇 차례 인터뷰 요청 전화를 시도한 끝에야 가능했다. 지금도 매주일 세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4월 이전만 해도 여섯 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었기에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일예배를 드린 후 박수홍 씨는 친선대사로 섬기고 있는 사단법인 선한사람들의 행사에 참여했다. 때마침 이날 선한사람들은 굶주린 북한 동포들을 돕기 위해 <미숫가루·옥수수죽 시식회>를 마련, 박수홍 씨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덥고 습한 날씨 덕분에 땀이 비오듯 흘렀지만, 그는 웃음을 잃지 않고 찾아오는 성도들을 대했다. 성도들의 관심 또한 바자물품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물품구매와 함께 박수홍 씨에게 악수하자는 사람도 많았고, 사인요청 또한 쇄도했다. 그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인터뷰를 위해 행사장을 빠져나오는 길도 쉽지 않았다. ‘어, 박수홍 아냐?’ ‘박수홍 맞아’ 거리를 걸으며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말들이었다. 함께 걷는 기자가 들리는 말이 부담스러워 길을 재촉했지만, 정작 박수홍 씨는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산다더니,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자리가 정돈된 후 박고테 프로젝트를 화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박수홍 씨는 이번 음반 히트곡인 ‘착각의 늪’을 직접 작사했고, 기획과 연출까지 도맡아 진행했었다. ‘개그맨이라는 본업과는 분야가 많이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직접 작사까지 할 수 있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조금은 예기치 못한 답을 내놓았다. 지금 텔레비전에서 비춰지는 그이의 모습 대부분이 교회학교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한 박수홍 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문학의 밤’ 행사. 물론 어릴 때의 박수홍은 사람들 앞에 나설 만큼 숫기가 없었다. 자리를 지키고 앉아 무대에 선 친구들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때가 그에게도 있었다. 홀로 무대에 서서 시를 암송하는 친구의 모습, 각종 악기를 멋들어지게 연주하며 찬양을 인도하는 친구의 모습 그리고 성극을 통해 만나는 친구들의 모습은 그이를 매료시켰고, ‘나도 저렇게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을 강렬히 일게 했다. 박수홍 씨의 숨은 끼(?)를 자극시킨 셈이다. 그렇게 사모하는 마음이 강해서였을까.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열리는 문학의 밤은 그이에게 기회의 무대였다. 무엇보다 내성적이었던 그를 외형적으로 밝은 청년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난 91년 한국방송공사(KBS) 대학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했으니 방송생활만 12년째다. 방송활동을 하는 연예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송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방송가의 정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이런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있다’라고 했다. 방송녹화 전 그는 남이 보든 그렇지 않든 꼭 ‘기도를 한다’고 했다. 그에게 있어 프로의식을 느낄 수 있게 한 부분이기도 했다.


“성경에도 삶과 죽음의 권세가 혀에 달려있다고 기록돼 있잖아요. 때문에 저는 할 수만 있다면 방송진행할 때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말,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려고 해요”


그의 말처럼 그의 개그에는 특징이 있다.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리거나 상처를 주는 말로 억지 웃음을 만들지 않는다. 대신 상대를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말로 신선한 웃음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웃음을 만들어내는 그의 배경에는 집안의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할아버지 때부터 신앙을 지켜온 그이의 가정은 아버지의 다섯 형제 가운데 두 분이 목회자란다.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것과 내 것을 구분해 십일조를 드렸다. 주일성수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주일성수에 대해 고민케 한 일이 있었다. 바로 방송녹화 일정이다. 이 문제로 고민할 때 그이의 든든한 후원자인 어머니는 그에게 명쾌한 답을 내줬다.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가 다르니 너는 방송인으로서 하나님이 네게 맡겨준 일에 열심을 다하라’는 것이었다. 대신 시간이 허락될 때면 반드시 어느 곳에 있든 가까운 교회를 찾아 예배드릴 것을 잊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이의 밝은 웃음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명확해졌다.


인터뷰 말미에 꼭지명에 맞춰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가?’에 대해 답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니다 보니 신앙은 그의 생활에 습관처럼 자리잡아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었으니 이는 입심 좋은 그라 해도 힘든 물음이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질문에 대한 답보다 더욱 듣기 원했던 답을 얻었다. ‘남을 위해 쓰임 받는 재목이 되게 해달라’고 하신 부모님의 기도처럼 살고 싶고, 오래 전 하나님과 한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91년 대학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그는 데뷔했다. 몇 차례의 관문을 지나 드디어 결선에 오른 그는 무대로 향하는 철문 뒤에 서 있었다. 거기서 그는 하나님과 한가지 약속을 했다. ‘이번 콘테스트를 거치면 하나님을 위한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이다. 자칫 잊을 수도 있었지만, 그의 가슴 깊이 자리잡은 이 약속은 어미 닭의 품에 안긴 알처럼 부화의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예전에 그를 흥분으로 몰아넣었던 문학의 밤에서처럼 청소년들을 그리스도의 소망으로 열광하도록 그리고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평안과 기쁨이 가득하도록 선교단을 조직해 봉사하고 싶단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한시간의 인터뷰가 금새 지나갔다. 매끄러운 진행과 맛깔스러운 웃음을 선사하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박수홍 씨의 인기,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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