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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귀중한 선물
딸아이의 기도 때문인지 2년여를 남편도 열심히 투병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되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남편에게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것입니다. 뇌의 전이를 알게 된 남편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엾어서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초파일에는 절에 가시고 정초면 신수점을 보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평범하게 자라서 심성 좋은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였고 참으로 남편 품 안에서 마냥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1998년이라고 기억됩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미국에 유학 중이던 둘째 딸아이가 집에 와 있는 동안 집에서 멀지 않은 교회에 다니면서 저에게도 함께 가자고 권했습니다. 저는 딸아이에게 내가 불교신자인 줄 모르냐며 나무랐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남편이 저를 따로 불러 믿음과 상관없이 성경은 책 중에서도 가장 좋은 책이며 부모가 되어 자식의 청을 그렇게 매정하게 거절하는 게 아니라며 함께 다녀오라고 권했습니다.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아무 기대도 없이 목사님의 설교를 접했습니다. 뜻밖에도 설교내용이 제 삶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었으며 모든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의 마음이었을 뿐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니 예전의 생활이 지속되었습니다.
그 시점에서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저의 어리석음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고 별로 부족함 없는 평온한 삶이었기에 그 절실함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휴일, 남편과 등산을 다녀와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자정쯤 남편이 대퇴부에 심한 통증으로 잠이 깨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제가 깰까 봐 거실에서 밤새 고통스러워했다는 얘기를 아침에야 들었습니다. 진통제도 전혀 듣지 않았는데 새벽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고통이 사라졌다며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습니다.
그런 일이 한 달여에 걸쳐 세 차례나 반복되자 혹시 하는 의심이 들어 병원에서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검사 결과 척추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지극히 건강해 보이는 남편에게 폐암 4기 선고가 내려졌습니다.그때까지 남편의 완벽한 보호 아래 모든 걸 누리며 철없이 살아온 저는 누구보다 강하다고 믿었던 남편이기에 힘겹기는 해도 남편이 반드시 병을 이겨 내리라 믿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가까이하지 않던 불경을 열심히 외며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투병이 시작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성경을 가까이하며 딸아이가 선물한 옥한흠 목사님의 욥기 강해를 시작으로 많은 설교 테이프를 직접 구해 즐겨 들었습니다. 그런 남편에겐 교회에 다니라고 권하면서 왜 저는 함께 갈 생각을 안 했는지 생각할수록 안타깝습니다. 남편은 한번도 제게 교회에 가고 싶다거나 함께 가자고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무척 가고 싶은 듯이 보였는데도 말입니다. 남편은 제가 갈 때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딸아이의 기도 때문인지 2년여를 남편도 열심히 투병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되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남편에게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암세포가 뇌로 전이된 것입니다. 뇌의 전이를 알게 된 남편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엾어서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남편이 신앙도 갖지 않은 상태에서 뇌의 전이를 알게 될 경우, 무슨 힘으로 버틸 수 있을까. 신앙의 힘으로 절망을 이겨내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음을 느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함께 교회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때 남편이 제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뻐하던지요. 정말 어린 아이같이 함박 웃으며 좋아했습니다. 그때가 쓰러지기 꼭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바로 이틀 후, 주일날 교회에서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곧바로 등록을 하고 금요일까지 매일 새벽 예배를 함께 다녔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토요일에 쓰러져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바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철없는 저를 예수님께 인도하고 가려고 그렇게 인내했던 남편을 생각하면 지금도 통곡이 솟습니다. 미련한 저는 그렇게 오랫동안 머뭇거리다가 한 순간에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후 저는 매일 새벽 남편과 함께 했던 예배시간을 떠올리며 새벽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직 예수님만을 의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모든 것은 예수님께서 이루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를 예수님께 인도한 제 남편과 보잘 것 없는 저를 받아주시고 보살펴 주시는 예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오직 예수님께 기쁨과 영광만을 올려드리며 살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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