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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문턱서 살아난 기적 그리고 얻게된 신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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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불편한 삶이어야 합니다."
그럼 누가 신앙인이고 싶을까. 하지만 임동진(66·열린문교회) 목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앙인이라면, 희생을 보여줘야 하니 얼마나 불편합니까. 미운 사람까지도 품으라니 내 마음이 불편하지요. 갖고 있는 것을 나누라니 또 얼마나 불편합니까. 아픈 사람과 함께해야 하니 그 또한 불편합니다."
연기자로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아온 임 목사. 그러나 목회자로 지난 4년을 살면서 그가 내놓은 신앙인의 모습은 예전과는 전혀 상반된 ''불편함''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웃는다. "하나님의 복이 기다리고 있으니 불편한 삶도 행복이랍니다."
임 목사가 오랜만에 성극 무대에 선다. 5년 만이다. 극단 예맥 대표이기도 한 그는 그동안 목회에만 전념하느라 연기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렵게 결단을 한 것은 바로 작품을 통해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25∼31일 서울 대학로 엘림홀에서 공연하는 ''아바''란 작품은 현대판 욥기 이야기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줄을 놓지 않고 신실한 신앙인의 본을 보이고, 결국 회복되어가는 ''강철한''이란 인물이 주인공이다. 임 목사가 바로 그 역을 맡았다. 그는 "마치 은혜로운 설교 한 편을 듣는 것 같은 감동이 있다"며 "이 작품은 연극이라기보다 예배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사실 임 목사가 ''아바''에 애착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연극은 ''내 인생''입니다. 극의 흐름과 내가 살아온 게 너무나 일치해요. 매번 리딩하고 연습할 때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는지 몰라요."
임 목사 역시 강철한처럼 극한 고통을 겪었다. 2000년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1년 뒤 발병한 뇌졸중으로 그는 죽음의 문턱에 섰다. 담당의사가 "장례를 준비하라"고 가족에게 전하기도 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라며 원망을 했어요. 그러다 조용히 제 삶을 돌아보았지요. 그때부터 눈물로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생명을 연장해주신다면 하나님 일을 하겠다고 서원했습니다."
그는 기적을 체험했고 ''목사 탤런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루터신학대학원에 입학해 연기와 공부를 병행하며 어렵게 1년 과정을 마쳤을 때, 그는 아들에게 포기하고픈 심정을 전했다.
"아들이 그때 ''아버지 1등 하려고 입학했어요?''라고 말하더군요. 꼴찌를 해도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며 오직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은혜만을 누리라고 격려해줬어요." 지금 그 아들은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다.
2006년 졸업하고 연기자가 아닌, 목회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네 가정이 모여 임 목사 자택에서 가정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성도들이 늘면서 얼마 후 인근 상가로 교회를 이전했다. 그러다 올해 또 한번 새롭게 성전을 마련했다. 다음달 9일 경기도 용인시 궁세동에 793㎡(약 240평) 규모의 새 성전에서 ''열린문교회 창립 4주년 기념주일 및 이전감사예배''를 드린다.
"나이 들어 목사가 되다 보니 교회건축은 생각지도 않았어요. 그냥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의 역할을 하자고 다짐했지요. 그런데 주님은 더 많은 것을 바라고 기대하세요. 160명의 성도들과 함께 더 많이 이웃을 섬기고 사랑하려고 합니다." 임 목사는 ''하나님 심부름꾼''의 심정으로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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