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매주 주보에 넣기 좋은 기독교적인 글만 엄선하여 모았습니다.

예수님도 비유로

예화모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휴대폰과 생선비린내

낮은울타리............... 조회 수 2308 추천 수 0 2010.07.06 22:19:47
.........
우리 동네 시장 맨 구석에는 세평 남짓한 공간에 조그마한 생선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무던무던 드리운 주인 아주머니는 초등학교도 다 마치지 못했지만, 자신이 파는 생선에 관해선 모르는 게 없었습니다. 고등어는 어떻게 생겨야 싱싱하고, 갈치는 이렇게 조리하면 더 맛있고, 결혼 한지가 얼마 안 된 저에게는 아주머니의 조언이 꽤나 많은 도움이 되었죠. 그러다보니 언제부터인가 가게를 가면 아주머니와 얘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곤 했습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딸과 함께 넉넉하지 않은 살림으로 살고 계셨지만 아주머니에게는 삶의 고단함보다는 풋풋한 사람의 정내가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딸을 시집보내고 혼자 살고 계셨죠.
어제 밤,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디 다녀오시는 길인가 봐요.”
“응, 우리 딸네 집에… 저기 면목동 살거든”
아주머니는 오랜만에 딸을 만난 기쁨 때문인지 꽤나 흥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 바지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낡은 가재손수건에 쌓여 있는 무언가를 꺼내듭니다. ‘무엇을 꺼내려 하시나’하는 궁금함에 묵묵히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우리 딸아이가 사준거라우!”
하시며 가재손수건에 고이고이 싸 둔 휴대폰을 보여줍니다.
아니 휴대폰은 사용하라고 있는 건데, 저렇게 꽁꽁 싸매두면 전화가 와도 들리지도 않겠다 싶어 물었습니다.
“아줌마 좋겠네! 딸이 휴대폰도 다 사주구! 근데 휴대폰을 왜 그렇게 꽁꽁 싸 둬요? 전화가 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아주머니는 되려 엉뚱하게도 내게 묻습니다.
“새댁, 나한테서 냄새 안 나? 생선비린내 같은 거…”
아주머니는 딸 자랑을 많이 하셨는데, 홀어머니를 모셔서 그런지 어머니에게 여간 잘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효녀 딸이 철이 들기 전 사춘기 시절, 아주머니의 맘을 아프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생선 냄새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아주머니가 딸아이의 학교를 다녀왔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더랍니다.
이유인 즉, 평소에 늘 엄마에게서 나는 비린내를 아는 딸은 학교에 올 때는 냄새 안 나게 꼭 깨끗이 씻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장사를 하다보니 학교 갈 시간을 놓치고 말아 어쩔 수 없이 장사하던 차림 그대로 학교를 갔던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철없던 딸아이의 짝궁이 ‘야, 너네 엄마한테서 이상한 냄새난다’며 코를 막는 시늉을 하고 딸아이를 놀렸던 것입니다. 이 일을 딸아이의 일기장에서 본 아주머니는 서럽고, 서글퍼 혼자 참 많이도 우셨다고 합니다.
근데, 지금 내게 묻고 있는 겁니다. 냄새가 나느냐고…
“안 나요, 괜찮아요. 아줌마.”
“에이, 안 날 리가 있나. 하루 종일 생선하고 같이 사는데… 새 휴대폰에도 생선냄새 밸까봐 이렇게 싸놓는 거라우. 또, 생선 팔다보면 생선 씻은 물도 튀기고, 어디에 긁힐지도 모르고…”
아주머니는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말씀을 하고 계셨습니다.
“어차피 전화 올 곳도 없고… 딸애도 회사 다니니까 밤에나 전화하고…”
나는 아주머니를 와락 안아드리고 싶었습니다. 20년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마음속에 선명히 남아있는 아주머니의 생채기를 보듬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요즘 휴대폰은 튼튼해서 여간해선 망가지지도 않지만, 아주머니는 여전히 딸이 사준 휴대폰에 조금의 상처라도 날까, 애지중지 가재 손수건에 꼭꼭 싸서 주머니에 고이 넣으십니다.
그제야 알았답니다. 전화를 걸 곳도, 올 곳도 없는 아주머니의 그 휴대폰은 삶의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다만 딸이 드린 삶의 행복이라는 걸, 그 행복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었던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걸 말입니다.
/낮은울타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410 엄마 우는 거 다 봤다 낮은울타리 2010-07-06 2813
» 휴대폰과 생선비린내 낮은울타리 2010-07-06 2308
17408 휴식과 안식의 생산성 황성주 박사 2010-07-06 3134
17407 휴식을 취할 줄 아는 지혜 예수안식 2010-07-06 3740
17406 휴식의 날을 위한 기도 예수안식 2010-07-06 7576
17405 쉼을 창조하신 하나님 예수안식 2010-07-06 8330
17404 톱날을 가는 휴식 예수안식 2010-07-06 2434
17403 휴식의 지혜 한태완 목사 2010-07-06 2373
17402 삶의 우선순위 정성진 목사 2010-07-04 3610
17401 명품 응원 옥성석 목사 2010-07-04 2268
17400 천국 가는 데 필요한 것 한기채 목사 2010-07-04 2567
17399 자유에 대한 두 시선 김기현 목사 2010-07-04 2424
17398 믿음의 무명 용사 양병희 목사 2010-07-04 2507
17397 진리의 소리 들으려면 정성진 목사 2010-07-04 1995
17396 은쟁반 위의 금사과 옥성석 목사 2010-07-04 2410
17395 하나님의 북소리 한기채 목사 2010-07-04 2269
17394 성공으로 가는 실패 김기현 목사 2010-07-04 2198
17393 마음의 평안 양병희 목사 2010-07-04 2640
17392 시험 이광호 목사 2010-07-04 3125
17391 통일과 평화 정성진 목사 2010-07-04 3447
17390 행복의 조건 옥성석 목사 2010-07-04 2238
17389 코람데오 신앙 한기채 목사 2010-07-04 3434
17388 저주의 종착지 김기현 목사 2010-07-04 2492
17387 하나님의 관점에서 자신을 보라 양병희 목사 2010-07-04 2758
17386 고난=응답의 기회 이광호 목사 2010-07-04 2677
17385 그리스도인의 중용 정성진 목사 2010-07-04 2264
17384 흙으로 돌아가는구나 옥성석 목사 2010-07-04 2190
17383 내면으로부터의 변화 한기채 목사 2010-07-04 2596
17382 신앙인과 저주의 말 김기현 목사 2010-07-04 2461
17381 분노의 치명적 결과 양병희 목사 2010-07-04 2815
17380 타인 위한 축복의 배려 이광호 목사 2010-07-04 2587
17379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 정성진 목사 2010-07-04 2807
17378 인내의 아카시아 옥성석 목사 2010-07-04 3078
17377 도움의 출발점 한기채 목사 2010-07-04 2450
17376 흉심통 손수명 장로 2010-07-04 2032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