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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469】詩 쓰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매일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는 신문으로 말하자면 아침에 배달되는 조간(朝刊)신문입니다. 그런데 가끔 점심때가 다 되어 발송하는 석간(夕刊)이 될 때가 있습니다.
<햇볕같은이야기>에는 매일 5편의 새로운 글이 실립니다. 그 중에 3편을 제가 쓰고 2편은 다른 분들의 글이 실립니다. 다른 분들의 글은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거나 원고가 미리 준비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데, 세 편의 글은 죽으나 사나 제가 써야 합니다. 그런데 글은 쓰고 싶다고 해서 금방 써지는 게 아니라, 글이 다가 와야 써집니다. 오지 않는 글을 억지로 쓰려고 머리를 짜내면 두통만 생기고, 주름살만 늘어납니다. 그렇게 세편중에 한편이라도 글이 나오지 않을 때는 햇볕같은이야기가 아침에 발송되지 않고 점심때 발송이 됩니다.
이번 달에는 마지막 꼭지로 시(詩)를 쓰고 있는데, 글 중에 가장 쓰기 어려운 글이 바로 詩입니다.
어젯밤에도 시 한편 써보려고 끙끙 낑낑 꿍꿍 꽁꽁 대다가 깜빡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었나봅니다. 뭔가 팔이 따꼼거려 눈을 떴더니 모기 한 마리가 저의 팔에 빨대를 꼽고 아까운 피를 쪽쪽 빨고 있었습니다.
손으로 잡아도 날아가지 못하는 것이 너무 피를 많이 빨아 배불뚝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내 소중한 피가 저기에 가득 들어 있네. 아이고 아까워라... 모기를 책상 휴지 위에 올려놓고 마냥 들여다보았지요. 그리고 짧은 시를 하나 썼습니다. 끝! ⓒ최용우 201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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