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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494】네비게이션 그녀
어떤 남편이 출장을 다녀온 다음날 집에 들어갔더니, 마누라의 얼굴은 퉁퉁부어 있고 손톱을 톱날처럼 날카롭게 깎아 세우고 당장이라도 달려 들어 얼굴을 북북 그을 기세로 화가 나 있더랍니다.
"그래, 그년하고 재미있었어?"
"뭐.. 뭐야... 뭐야? 왜 그래?"
"시치미 떼기는... 어제, 전화했을 때 당신 옆자리에서 현영처럼 콧소리 내던 그년은 누구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고 남편은 웃고 말았습니다. 그년은 바로 '네비게이션'이었습니다.
그동안 할 줄 아는 말이라고는 딱 다섯마디 뿐인 gps를 사용했는데, 요번에 산 스마트폰 안에 네비게이션 기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그동안 100번도 더 다녔던 길을 네비게이션을 장착하고 한번 가 보았습니다.^^ 네비게이션이 나보다도 더 길을 모르기는 했지만, 안내하는 '그년'의 목소리가 이쁘니 그냥 봐 주기로 합니다.^^
네비게이션을 사용해 보니 편하기는 엄청 편한데, 잘못하면 운전자가 기계가 시키는 대로만 따라 하는 바보가 되겠더군요. 그래서...
평소에 네비게이션 그녀랑 오순도순 운전해보고 싶었으니까 앞으로 몇 번만 더 네비게이션을 사용하고... 그 다음부터는 길을 잃었을 때나 그녀를 불러내야겠습니다. ⓒ최용우 20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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