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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수소의 기도] 당신 곁에 눕게 해 주십시오.

세기의기도 헨리 수소............... 조회 수 2381 추천 수 0 2010.08.29 10: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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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수소(Henry Suso)의 기도

 

1.
오 주님, 당신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부드러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기에, 우리 심장이 당신과의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나이다. 당신께 더욱 가까이 가기를 갈망합니다. 성경을 읽자면, 당신이 몸소 우리 귀에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시는 듯합니다. 당신 사랑이 너무나도 강하게 우리를 사로잡는지라, 남녀간의 사랑을 나눌 공간조차 없군요.
오 사랑하는 주님, 제 영혼이 당신께 한숨짓습니다. 당신 음성을 들을 수 없을 때 저의 가슴은 슬픔으로 무겁습니다. 당신이 제 곁에 가까이 아니 게시면 저는 쉴 수도 없고 잠도 못 잡니다. 제 머리를 당신 가슴에 묻고, 당신 곁에 눕게 해 주십시오.

 

2.
주님, 당신은 한 송이 들꽃 같으십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곳에서 당신은 피어나시지요. 당신의 빛나는 색깔은 우리 눈을 눈부시게 합니다. 우리가 당신을 혼자서 가지려고 허리 굽혀 꺾으려 할 때, 당신은 바람결에 날아가시는군요. 우리가 당신을 짓밟아 파멸코자 하여도 당신은 다시 태어나시겠지요.
주님,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도록, 언제 어디서나 당신을 뵙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당신께 죄를 지을 때마다 우리를 용서해주십시오.

 

3.
저는 곁길로 빠졌습니다. 당신을 저버렸어요. 용서한다는 당신의 달콤한 음성이 들릴 때 제 가슴은 민망하여 오그라붙습니다. 당신의 맑고 순수한 눈이 바라보실 때 저는 얼굴을 돌립니다. 제 영혼만큼 굳어진 영혼이 없고 제 가슴 만큼 차가운 가슴이 없나이다. 그런데도 제 영혼을 부수고 제 가슴을 녹이는 당신의 부드러운 사랑을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랑하올 주님, 저는 가짜 욕망들을 추구했고 세속의 지혜를 믿어 의지하였으며 천박한 쾌감에 스스로 도취하였나이다. 저는 성실치 못한 연인이었어요. 왜 저를 벌하시지 않는지, 가죽이 벗겨지고 피가 나도록 때리시지 않는지, 그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당신은 저를 용서하시고, 내게로 오라고 손짓을 하시네요. 예, 제가 가겠습니다. 언제나 진실하겠고 언제나 당신의 지혜를 믿어 의지하겠습니다. 오직 당신의 은총 안에서만 즐거움을 찾을 것입니다.

 

4.
주님, 어느 정도의 고통이라면, 사람이 감당 못할 만큼 심한 고통이 아니아면, 우리에게 선(善)을 가져다 줄 수도 있겠지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당신만이 아십니다. 당신 홀로 모든 것의 무게와 크기와 수효를 아십니다. 그러니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커서 다만 그것에 짓눌려 허덕일 뿐임을 당신은 아십니다.
주님, 이 세상에 저만큼 끈질기고 지독한 고통으로 아파하는 사람이 또 있나요? 진정 당신이 의로운 분이시라면 저에게 견딜만한 고통을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참아 보겠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이토록 제 몸과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당신 아니면 아무도 이해 못할, 엄청난 고통을 어떻게 견뎌야 할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5.
주님, 당신 홀로 지혜의 참 근원이심을 잘 압니다. 당신만이 의심하고 절망하는 영혼에게 믿음과 희망을 되찾아 줄 수 있으니까요. 당신 아드님 예수를 통하여, 극심한 고통조차도, 그것이 만일 뜻에 순종한 결과로 오는 것이라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셨나이다. 그런즉, 당신 아드님을 아는 지식이 저로 하여금 제 고통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게 해줍니다.
주님, 사랑하올 아버님, 오늘 저는 당신 앞에 무릎 꿇고서 지금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하여 당신을 열렬히 찬미하오며, 지난 날 겪었던 측량 못할 고통에 대하여 감사드리나이다. 이제 저는 이 모든 고통이 저를 순결하게 만들려는 아버지 사랑(父性愛)의 산물임을 깨닫습니다. 이제 비로소 저는 이 모든 시련을 통하여 당신께서 저를 영원한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신 줄 알았기에, 수치스러운 마음이나 공포에 떠는 마음 없이 당신을 우러러 뵙게 되었나이다.
 
<헨리 수소(Henry Suso 1295-1366) 열 세 살 나이로 도미니크 수도회에 들어간 그는 기도문이 의미 없는 형식처럼 생각되어 한동안 실망의 세월을 보내다가 본인 마음이 하나님의 지혜 속에 잠겨드는 듯한 강렬한 신비체험을 한다. 그 뒤로도 계속해서 힘든 시기를 보내지만, 가장 극심한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음을 느낀다. 그의 자서전에는 기쁨과 슬픔 속에서 하나님과 나눈 대화들이 기록되어 있다.>

  월간 <풍경소리 제93권>에서


댓글 '1'

고수

2014.06.24 05:08:41

주님, 당신은 한 송이 들꽃 같으십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곳에서 당신은 피어나시지요.
당신의 빛나는 색깔은 우리 눈을 눈부시게 합니다.
우리가 당신을 혼자서 가지려고 허리 굽혀 꺾으려 할 때, 당신은 바람결에 날아가시는군요.
우리가 당신을 짓밟아 파멸코자 하여도 당신은 다시 태어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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