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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사람.사랑]1995.3.10 금
105♡ 제목: 소 똥
공부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앞장서서 걸어거던 경옥이가
소똥을 찬다.
"차범근 선수 요리조리..."
축구공 처럼 툭툭 찬다.
경옥이가 툭 차 패스하면
내가 받아 멋지게 길수에게 연결하고...
뒤따라 오던 여자들이 코를 잡으면
개구장이 남자들은 모두 하하하
하하하 하고 웃으면
호호호 여자들도 웃고 만다.
부서진 소똥 축구공도 웃는것 같다.
* * *
고향에 오면 버릇처럼 동네를 돌아봅니다.
옛날 추억들이 알알이 곳곳에 스며 있는데...
동네는 그 동네인데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너무도 훌쩍
커버려 이 친구들이 소똥을 차던 친구들이었나 싶습니다.
소똥이 접시처럼 붙어있던 그 흙먼지길은 어느새
아스팔트 길이 되어있고 길에 겹겹이 접시를 엎어놓던
소들도 이미 경운기에 밀려 밖으로 나올 기회를 잃은지 오래
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저만치 산모퉁이 돌아 학교 공부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아
자꾸 눈길이 그곳에 머무는건...
--설날 오후 신작로에 나와 뒷짐지고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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