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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자궁속 이야기] 인사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230 추천 수 0 2001.12.30 13:30:33
.........
1995.7.27
              >> 1 <<

방음과 방한이 잘 된 멋진 방. 잘 갖춰진 설비. 입구와 출구가 있는
근사한 방.더할 나위없이 살기 좋은 꿈의 거실 자궁.
나는 지금부터 약 8개월 전 이곳에 왔습니다. 처음엔 나는 눈에 보이
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서울운동장보다도 더 넓은 이곳저곳을 마음대로
딩굴었는데 지금은 엄청나게(의사선생님의 말로는 60억배나)컸답니다.
나는 팔 다리는 물론 사람이 가지고 있는것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을 깜빡거릴수도 있고 발로 엄마의 배를 걷어 찰 수도 있어요.
말하는 소리도 다 들리구요 아빠가 퇴근해 돌아와 엄마의 볼에 뽀뽀
하는 것 까지도 다 알거든요 헤헤
아참! 나의 이름은...날마다 바뀌어서 이거원, 엄마 아빠는 벽에
`좋은 아기이름 생각나는대로 적는곳'을 만들어 놓고 이름을 수두룩
하게 적어 놓았어요. 최기쁨,최하늘,최 영,최진실...은 엄마가 지은
이름이구요 최...대,신,고,고봉,면술...은 아빠 솜씨! 에...아부지~
제 이름을 정말 그렇게 지으실건 아니죠?  엄마 아빠는 아마도 이세상에서
제일 좋은 이름을 지어주시고 싶으신가 봐요.
제 마음에 딱 드는 이름이 눈에 보이는 군요.   <최좋은>
아빠가 무심코 써 놓은 이름인데 어쩐지 맘에 드네요. 여러분 앞으로
저를 최좋은 이라고 불러 주세요.물론 이것이 저의 이름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자궁! 이곳은 아기에겐 천국 이랍니다. 자궁 하면 입가에 묘한 미소를
머금고 눈을 번쩍뜨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런곳이 아니지요.
저는 지금부터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매일 쓸겁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자궁 안에서   최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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