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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속이야기] 엄마 미안해요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353 추천 수 0 2001.12.30 13:38:15
.........
자궁속이야기】1995.8.17 목

              >> 7 <<

  저는 가끔 좀더 좋은것을 찾고싶은 기분이 듭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제 엄마의 자궁속에서는 견딜수 없을만큼
제 몸이 커버렸거든요. 힘껏 기지개라도 켤라치면 엄마는 깜짝
놀라 아프다고 이마를 살짝 찡그리십니다. 아빠는
"고녀석! 힘이 쎈데...권투선수 시켜야겠어"
라고 말씀하시구요.
  엄마는 요즘 너무너무 힘들어 하십니다. 엄마 미안해요!
몸이 무거워진탓에 다리에 힘이들어가 신발이 안들어갈만큼 발이
퉁퉁 부었습니다. 엄만 아무도 없을때는 아빠의 큰 슬리퍼를 끌고
다니십니다.  아빠가 밖으로 나오시다 신발이 없어진걸 발견하고는
"여보~~ 내 신발 어디갔어요?"  하시면 엄마는
"네! 여기 있어요" 하면서 두 손으로는 배를  받치고
딸깍 딸깍 딸깍 소리를 내며 총총총 달려옵니다.
"자기 신발은 꽃무늬도 있고 부드럽고 더 비싼거쟎아.왜
내 신발을 자꾸 신어? " 아빠는 이렇게 말씀 하시면서도 안스러운
눈빛으로 엄마의 발을 정성껏 주물러 주셔요.
이제 저의 성장은 멈추었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세상으로 나가기 일주일전부터는 성장이 멈춘다고 합니다.
어제는 주인집 아주머니의 따님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 아빠는 눈이 휘둥그래지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아이의 예정일도
우연히 나랑 똑같은 8월 23일이었거든요.
힘드신 엄마를 도와드리기 위해 저도 세상으로 빨리 나갈까요?
음...생각해 보고...하지만 내가 나갈 저 문이 아직은 너무 좁은것
같아요. 이 좋은 환경...아직은 이곳에 더 있고 싶구요.

  아빠는 기저귀랑 우유병이랑 잘 있는지 서랍도 열어보시고
은행에서 돈도 찾아와 장롱 서랍속에 숨겨놓으시고 엄마를
훈련시키셨습니다.
" 자~ 지금부터 진통이 시작된다아~~ 아이고 아이구"
엄마는 진짜처럼 후다닥 가방이며 산모수첩이며 옷이든 가방을 다락
에서 꺼내놓고 아빠의 회사에 전화하는 시늉을 하셨습니다.

"길에서 낳지 않으려면 훈련을 철저히...이름에 `길'자가 들어간
사람들 전부 길에서 낳았기 때문이야 알아? "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태어날 날이 얼마남지 않은... 최좋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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