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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6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10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자궁속이야기] 자궁속에서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434 추천 수 0 2001.12.30 13:40:39
.........
【자궁속이야기】1995.8.23 수요일

              >> 10 <<

제가 곧 태어난답니다.
지금 모든 사람들의 화제는 온통 그것뿐 입니다.
아빠는 어제부터 출근도 안하시고 엄마 옆에 붙어서
배를 두들겨 보기도 하고 귀를 대 보기도 하시고
" 배 안아파? " 하며 1분에 한번씩은  물어보시는 것 같다니까요.
옆집 할머니는 진통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고 하시고...
저는 지금 엄마의 자궁속 보다 14,5도나 온도가 낮은곳으로
나가기 때문에 쇼크를 받을지도 모르며,처음으로 공기를 코로 마셔
호홉이라는 것을 하게 된답니다.
저는 지금 내가 나갈 문의 가장 아래로 내려와 있습니다.
엄마는 아기가 아래로 내려가니 훨씬 숨쉬기가 부드럽고 위가
눌리지 않아서 편하다고 말씀 하십니다. 진작 내려올 걸 그랬나요?
어제 저녁엔 주위의 아는 분들이 아기 낳을때 힘내라고 맛있는
삼겹살을 정성껏 구워 주셨습니다. 엄마는 모처럼 편히 맘껏
드셨구요. 덕분에 제 머리위에 있는 엄마의 위에서 천둥소리가
나는걸 들어야 했다니까요.
아빠는 나와 엄마가 병원에 때를 잘 맞춰 가야 한다고 안절부절
못하고 계십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제가 나가야 할
순간을 엄마들은 직감적으로 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애 낳는 사람은 나예요" 하면서 오히려 아빠를 진정시키십니다.
아빠가 달력에 `예정일'이라고 동그라미를 크게 쳐 놓은날이
바로 오늘인데...

아무래도 하루 더 이곳에 있어야 겠습니다. 지난 열달 동안
정든 이곳을 떠난다는게 어쩐지 쉽지 않네요...
여러분! 새 세상으로 나가는 저를 기쁨으로 맞이해 주세요.

...어쩌면 이곳에서 마지막인 밤에
     자궁속에서   최좋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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