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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천사는 있다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343 추천 수 0 2002.01.05 14:25:59
.........
【느낌! 여든다섯】  천사는 있다!

       우리집의 쌀통은 문밖에 빨간 바케스 입니다.
       집이 워낙 좁다보니 어찌어찌 하다가 쌀통이 문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누가 훔쳐가면 어떻게 하냐구요?
       얼마나 어려우면 쌀을 다 훔쳐 가겠어요. 필요하면 가져
       가라지요 뭐, 쌀 없으면 라면 끓여먹고 살지요 뭐.
       장기 외출때만 문에 열쇠를 채우는데 며칠씩 집을 비울때도
       여전히 쌀통은 문 밖에 있습니다.
       그냥 뚜껑만 열면 쌀이 가득!
       그런데 2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누가 쌀을 훔쳐가기는 커녕
       오히려 쌀통이 비어간다 싶으면 누군가 채워놓고 갑니다.
       집에 사람이 없을때에만 살짝 다녀가는데 아직도 누구의
       소행인지 모릅니다.
       ...분명히 천사일 꺼야...
       가난한 전도사네 쌀통을 채우는 천사.

       며칠전에는 아내에게 베게만한 소포가 한개 날아왔습니다.
       누가 보냈는지 이름은 없고 소포 안에는 우리 가정에      
       꼭 필요한 것만 어찌 알았는지 골고루 들어 있었습니다.
       좋은이 우유, 영양제, 옷, 개미잡는기계(?)...
       아무리 추리를 해 보아도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천사일 꺼야...
      
       어디선가 우리 가정을 내려다 보며
       히죽 웃고 있을 마음이 따뜻한 천사들...

         1996.4.27♥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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