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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일기장 엿보기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182 추천 수 0 2002.01.13 23: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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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일기90】2000.10.6 (햇볕)향기나는 사람

사모님이 치자향 가득한 화분 한 개를 사오셨습니다. 차에 화분을 싣고 다니는 사람이 특별히 깎아줘서 싸게 사셨다는데 과연 그향기가 진하고 다른 냄새들을 압도하였습니다. 그동안 쾌쾌한 꼬랑내만 나던 사무실이 일순간 항기가 진동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압도하는 향기가 있는가 하면 어떤 꽃의 향기는 있는듯 없는듯 은은합니다. 그러나 그 꽃을 치우면 단번에 향기가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는 그런 꽃의 향기도 있습니다. 주로 동양란과 같은 기품 있는 꽃들입니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치자향처럼 압도하는 향기로 단번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유명인이 되기를 원하고 불철주야 노력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훌륭한 일을 했어도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겸허하게 자신을 낮추며, 남을 비방하지 않으면서 성실한 자세로 삶을 사는 그런 동양란 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 책상에는 동양란 한 촉이 있습니다. 언제 그 기품있는 향기를 줄 것이지 기약이 없지만 이놈을 볼 때마다 오래 참고 때를 기다려 꽃 한송이 향기 한줄기 줄 그날을 기다리는 인내를 배웁니다.  
  
【느낌일기91】2000.10.7 (햇볕) 무얼 달라고 할까?

토요일 늦게 온 가족이 예배당 청소를 합니다. 엄마는 강대상을 닦고 아빠는 본당 바닥을 쓸고 물걸레질을 하면 좋은이와 밝은이는 걸레로 의자를  닦습니다. 찬송가 테잎을 크게 켜놓고 창문을 활짝활짝 열어놓고 신나게 청소를 합니다.
매주 청소당번이 정해져있지만 잊어버리거나 집이 멀어서 오지 못하면 이렇게 기다리다 못해 느즈막하게 온 식구들이 다 동원되어 대신 청소를 하는 것입니다. (교회 청소도 하지 않고 주일을 맞을 수는 없지요)
청소가 다 끝나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도록 열심히 청소를 한 좋은이와 밝은이에게는 그 대가로 슈퍼마켓에 가서 무엇이든지 맘대로 집어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집니다. 아! 그 전리품을 얻고 폴짝폴짝 뛰며 줄거워 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납니다.
오늘도 H집사님 가정 대신 우리 식구들이 교회청소를 했습니다.처음에는 다른 가정 대신 청소를 하는 것이 못마땅하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 대신 청소를 하고 나면 이상하게 더 큰 기쁨이 있습니다. 그분 가정이 받아야 될 상급을 우리 가정이 대신 받겠구나! 하나님 앞에서 무얼 집어 들고 달라고 할까?

【느낌일기92】2000.10.8 . 여보! 이것좀 들어봐!

일주일에 인터넷을 통해 세분 목사님의 설교를 정기적으로 듣고 몇편의 세미나를 꼭 듣는다. 그런데 오늘 김남준목사님의 설교가 어찌나 은혜스럽던지 눈물을 흘리면서 설교적기 노트가 새까맣게 되도록 메모를 하면서 들었다.
아내가 낮에 기도하러 내려왔길레 아내를 붙잡고 설교를 듣도록 인터넷을 연결해 주었다. 그리고 기도하러 온 사람에게 설교를 들으라 하면 안듣는다고 할까봐서 그 설교를 듣는 동안 내가 아내 대신 기도를 해주기로 했다.
설교를 다 듣고 눈이 빨개진 아내가 '대신 기도까지 해주면서 이렇게 좋은 말씀을 듣게 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아내는 안해도 되는 기도를 한시간 동안하고 집에 올라가는 것이었다.

【느낌일기93】2000.10.9. 밥떡

아내가 피곤하다며 빈둥대길레 결혼하고 나서 나의 기억으로는 거의 두세번째 인 것 같은 밥하기에 도전했다. 난 아직도 밥을 제대로 한 적이 한번도 없다. 시키는대로 똑같이 하는데도 신기하게 안된다. 오늘도 역시나 손등까지 물이 찰랑대게 조절해서 밥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열어보니 밥이 한덩어리이다. 주걱으로 인절미 자르듯이 똑똑 잘라 밥그릇에 담아 차렸다.
아내가 말문이 막힌지 밥도 못하는 남편을 불쌍한 눈으로 쳐다본다. "얘들아! 요건 아빠가 특별히 만든 밥떡이다 밥떡" 너스레를 떨고 밥떡을 먹자고 했더니 좋은이가 기도를 한다.
"예수님! 맛있는 밥떡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밝은이도 덩달아서
"예수님! 밥떡을 맛있게 먹겠습니다."
(요눔들..아빠를 지금 놀려!!)

【느낌일기94】2000.10.10 (햇볕) 좋은이의 기도
매일밤 9시기도회에 따라온 좋은이(만5년3개월)가 어느날부터 아빠 옆이나 엄마 옆에 붙어 앉아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저요, 오늘 선교원에서 고구마를 캐러 갔었어요. 아저씨가 세 개를 캐주셔서 가지고 왔어요. 그리구요. 어제는 그림을 잘 그려서 상장과 트로피도 받았어요. 저 잘했지요. 그리구요. 저 덧셈도 잘하게 해 주시고 뻴셈도 잘하게 해주시고 글씨도 빨리 배워서 성경책이랑 아빠 책도 읽어보게 해주세요. 그리구요 엄마도 소리 안치게 해주시고, 아빠도 엄마랑 안싸우게 해주세요. 밝은이도 감기 빨리 낫게 해주시고, 손가락도 안 빨게 해주세요. 그리구요. 우리 돈도 많이 주세요. 그래서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나눠주게 해주세요. 그리구요 큰 집으로 이사가서 토끼도 키우게 해주세요. 그리구 저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전도사가 되어서 하나님을 안믿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믿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한참을 기도하더니 '좋으신 하나님~ 찬송을 한번 부르고 주기도문으로 끝낸다. 그리고 어느새 엄마 옆에 누워 잠들어버렸다. 잠든 아이를 업고 집으로 올라오는데 어찌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느낌일기95】2000.10.11 벌받은 좋은이

좋은이가 엄마에게 사정없이 두들겨 맞았다. 내가 해야될 일을 맘 약한 나를 밀치고 아내가 대신 한 것이다. 저녁기도회를 지금까지 온 가족이 다 다녔는데 날씨도 추워지고 아이들이 있으면 집중적으로 기도할 분위기가 안되는 것 같아서 오늘부터 아이들을 집에 남겨놓고 어른들만 내려오기로 한 것이다. 집에서 잘 있으면 맛있는 과자를 사 주기로 단단히 약속을 했다.
만6살 3살 두 아이만 남겨 놓는다는게 맘이 놓이지 않아서 경험있는 사모님과 의논을 했더니 좋은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날보다 일찍 기도를 끝내고 올라가는데 저만치서 그 한시간을 못참고 두놈이 손을 잡고 쫄랑쫄랑 내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집과 교회가 200미터정도의 거리이지만 얼마나 차가 많이 다니고 사고가 많은지 평소에도 절대로 아이들만 내보내지 않는 길이다. 정말 아찔했다.
사모님이 가르쳐준 방법대로, 나는 맘이 약해서 한 대도 못때리는걸 알고 아내가 좋은이를 부엌으로 데리고 가 일을 벌였다. 아마도 태어나서 엄마 아빠가 이렇게 화를 내며 매를 들어 때리는 것을 처음 경험했을 것이다. 거의 한시간을 혼나고 벌을 선 좋은이.
물론 나중에는 꼬옥 안고 기도해주고 맛있는 것을 사다주고 달래서 기분을 완전히 풀어줬다. 이렇게 한번 되게 혼나야 다음부터 부모의 말에 순순히 순종한다는 사모님의 말씀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느낌일기96】2000.10.12 만화같은 꿈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나는 하나님께 물어보고 싶은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불쑥 질문을 한다는게
"하나님, 요즘 중동지역이 되게 시끄러운데, 또 어떤 논평가는 중동에서 제3차대전이 일어날거라는데 그쪽 동네좀 어떻게 평화가 오게 해줄수는 없습니까?" 그랬더니 하나님 하시는 말씀이
"거기는 내 관할구역이 아니라 '알라신 관할'이라서 난 몰러. 그리구 아랍 애들은 나를 불신임해서 나를 하나님으로 인정 안하거든"
잠에서 깨 생각해보니 별 만화같은 꿈을 다 꾸었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동안 인터넷 유머사이트를 뒤졌더니 꿈도 만화같이 꾸네.

【느낌일기97】2000.10.13 동창찾기

인터넷에 요즘 유행하는 '동창찾기'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나의 옛 초등학교 이름을 입력하니 앗! 눈에 쏙 들어온 이름 하나가 있다. 우리집 된장 퍼다가 함께 소꿉놀이를 했던 이쁜 여자이름 하나! 4학년때인가 어디론가 전학을 갔었지... 지금은 어디에서 누구랑 뭐 먹고 살까???

【느낌일기98】2000.10.14 허망한 마음

갑자기 밖에 요란한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불자동차 몇대가 언덕을 급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죄다 무슨일인가 하고 나와서는 고개를 길게 빼고 어디에 불이 났나..두리번거린다. 불구경만큼 재미있는 구경거리도 드물지. 얼른 올라가 보자)
그런데 한 참 후에 다시 불자동차들이 우르르 내려온다. 알고보니 '연습'하는 중이라고 한다.(에이~ 난 또... .그런데 왜 이렇게 허망한 마음이 들까???)

【느낌일기99】2000.10.15 (햇볕) 똥도 안누고 사는 사람들

계산동에 사는 친구 목사님 댁에 갔습니다. 오후에 잠시 시간이 나서 계산시장에 온 가족이 함께 나갔습니다. 그냥 뭐 살것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어슬렁거리며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사는 것이지요.
그런데 점심 먹은 것이 너무 과했던지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더니 갑자기 뱃속에서 천둥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급하게 건물의 화장실을 찾아 어기적거리는데 세상에! 건물이란 건물의 모든 화장실이 다 꽁공 잠겨 있는 것이었습니다. 무려 30곳을 돌았는데 열려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똥도 안 누고 사나봐!"  
하는수 없이 친구 목사님 집에 달려와서 일을 보았습니다. "아이고, 나는 이런 똥도 안누는 사람들과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 살겠네."
친구목사님의 해석은 사람들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으니 아예 그렇게 잠궈놓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물을 아껴 씁시다. 문을 조용히 여닫읍시다. 아무데나 담배꽁초를 버리지 맙시다. 교통신호를 위반하지 맙시다. 다른사람을 배려합시다... 정말 유치하기 그지없는 이런 글씨들을 우리 주변에서 자주 봐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퍼집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동물은 본능으로 행하지만 사람은 생각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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