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엽기적인 미용사

어부동일기00-03 최용우............... 조회 수 1412 추천 수 0 2002.10.22 01:10:37
.........

[갈릴리의 아침 199】 엽기적인 미용사

  이제는 남자들도 이발소 보다는 미장원에서 이발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고, 남자 미용사도 많아서 머리 만큼은 남녀평등이 이루어진 듯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미장원에 불쑥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느 한 곳을 정해놓고 단골을 삼으면 훨씬 쉬운일이 되겠지만, 아직까지 저는 이발 한번 하려면 여기저기 한참을 헤메야 됩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은 큰 맘 먹고 대전시내에 나갔습니다. 대전역 근처에 남자 미용사가 운영하는 어느 미장원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미장원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주인도 손님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시 나오려 하니 어디선가 남자 주인이 나오며 "어서오세요. 자 저쪽으로 앉으세요" 하고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할 수 없이 겉옷을 벗고 의자에 앉았더니, 천을 두르고  뒤쪽에서 한참을 꼼지락거립니다. 그리고 머리를 두어번 손으로 턴 다음 가위와 빗을 들고 머리를  자를 참인데, 앗! 거울에 비친 미용사의 눈이 반쯤 풀려 있는게 아닙니까. (그때 그냥 일어섰어야 했는데)
대낮부터 무엇때문에 한 잔 했는지 술냄새가 났습니다. 그리고는 머리를 자르는게 아니라 가위가 딱딱딱딱 거리는 소리만 머리뒤 에서 납니다. 그러는 순간에 뒤통수쪽의 머리가 짤렸습니다. 아, 머리카락이 조금이라도 짤리기 직전에 그냥 일어섰어야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이왕 짤린거 그냥 앉아 있자.
  무려 한시간 동안 미용사는 쉬엄쉬엄 작품을 빚듯이 그렇게 저의 머리를 만졌습니다. "이거 이쪽이 더 기네?" 하면서 반대쪽을 조금 더 쳐내고... 그리고는 다시 이쪽을 쳐내고... 이상한 모양으로 변한 머리를 차마 볼 수 없어 저는 눈을 뜰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빨리 여기에서 벗어날 방법만 궁리하고 있는데,
"면도를 해야 돼... 면도... 그래야 각이 선다니까..." 그러면서 날카로운 도루코 면도날 을 가져오는게 아닙니까. 엄마야.~~  아저씨 면도 안 해도 돼요. 미장원에서 면도를 해주는데가 어디있어요? "뒤통수 쪽에 솜털이 너무 많아 선이 안살아난다니까.." 하며 막무가내로 달려드는데, 더 거절하다가는 무슨일이 날 것 같아 그냥 순순히 면도를 하도록 했습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제발 무사하게 이 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면도날이 뒷 목덜미 쪽을 쓱쓱 긁는 소리가 무시무시했습니다.
"자, 다 됐어요. 멋지다. 비누는 저기 있고, 치약은 이쪽에 있고(웬 치약?) 머리 감으세요."
  "제가 감아요? 안감겨줘요?'
  "어이구..어지럽다..오늘은 그만 들어가야겠다..."
  에구~~ 머리 모양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빡빡 밀리지 않은 것을 위안 삼으면서 그냥 혼자 머리를 감았습니다.
  그리고 이발료 7000원을 주고는 후다닥 미용실을 빠져 나왔습니다. 원 세상에...이런 미용실이 또 어디있나~~~ * *

mm.jpg
테러당한 내 머리 - 뒤통수를 사진으로 찍어보니 이거 장난이 아니네... 잉~~저 허연 부분은 뭐여?


댓글 '13'

오수미

2003.09.05 14:04:55

너무너무 웃겼어요. 전도사님 덕택에 엔돌핀이 막 돌고있어요.감사합니다.

PIG

2003.09.05 22:13:48

컥.........한1/10정도가.......대머리....죄송해요......전도사님 저희 서울남문교회에 한번 방문해주세요.그리고 머리 너무 웃겨요*^.^*

샬롬

2003.09.15 22:17:06

전도사님! 대단한 인내심과 용서하시는 사랑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도 미장원에서 머리를 자르거나 퍼머를 잘못하여 마음에 들지 않을때가 가끔 있는데요 그때 그기분~~ 차암 저의 인내의 한계를 느끼게되지요..... 하여튼 전도사님께서는 오늘은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를 하셨고 또 우리들에게는 지난날의 전도사님의 아픔(?)내지는 괴로움이 모처럼 엔돌핀이 가득 솟아나게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5 어부동일기00-03 시집 <숲속의 아침> file 최용우 2003-01-30 1647
594 어부동일기00-03 아무도 밟지 않은 file 최용우 2003-01-30 1885
593 어부동일기00-03 시계 벗어버리기 최용우 2003-01-30 1315
592 어부동일기00-03 아침마다 쓰레기 치우기 최용우 2003-01-21 1695
591 어부동일기00-03 덧버선 file 최용우 2003-01-20 1768
590 어부동일기00-03 얻은 것 잃은 것 최용우 2003-01-17 1488
589 어부동일기00-03 그래도 file 최용우 2003-01-16 1630
588 어부동일기00-03 맨발 file 최용우 2003-01-16 1191
587 어부동일기00-03 불빛 최용우 2003-01-14 1128
586 어부동일기00-03 빈의자 file 최용우 2003-01-13 2024
585 어부동일기00-03 아빠가 있으면 file 최용우 2003-01-11 1384
584 어부동일기00-03 주님의 사랑 file 최용우 2003-01-09 656
583 어부동일기00-03 180만원짜리 생일선물 file 최용우 2003-01-09 1300
582 감사.칼럼.기타 알고보면 저도 신문사 기자랍니다. [1] 최용우 2003-01-08 2218
581 어부동일기00-03 그리스도인의 특권 file 최용우 2003-01-08 1390
580 어부동일기00-03 file 최용우 2003-01-08 1842
579 어부동일기00-03 구멍난 항아리 최용우 2003-01-04 2440
578 어부동일기00-03 마음 file 최용우 2003-01-03 1762
577 어부동일기00-03 외로움 file 최용우 2002-12-31 1902
576 어부동일기00-03 니 재주껏 행복하게 살아봐라 최용우 2002-12-31 1949
575 어부동일기00-03 제가 빠질게요. [2] 최용우 2002-12-28 1627
574 어부동일기00-03 왜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많지요? file 최용우 2002-12-26 1911
573 어부동일기00-03 좋은이 친구 안희진 최용우 2002-12-24 1845
572 어부동일기00-03 창 밖으로 바라보는 산과 들 file 최용우 2002-12-23 2178
571 어부동일기00-03 소원 빌기 file 최용우 2002-12-20 1786
570 어부동일기00-03 대통령선거 file 최용우 2002-12-20 1551
569 어부동일기00-03 소나무 file 최용우 2002-12-20 3778
568 어부동일기00-03 시인이 되고 싶다 [2] 최용우 2002-12-20 1815
567 어부동일기00-03 희한한 사진 file [1] 최용우 2002-12-14 2685
566 어부동일기00-03 소리지르는 법 최용우 2002-12-13 2108
565 어부동일기00-03 종이 욕심 file 최용우 2002-12-13 1585
564 어부동일기00-03 작은 아빠와 밝은이 최용우 2002-12-11 1712
563 어부동일기00-03 다리의 다리 file 최용우 2002-12-07 1736
562 어부동일기00-03 도시락 최용우 2002-12-06 1633
561 어부동일기00-03 설교 최용우 2002-12-05 1165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