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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09】남긴 것
이번 주일 우리가 사는 갈릴리마을 운동장가에 빙 둘러 심겨진 30년생 벚꽃나무가 활짝 피어 흐트러졌습니다. 골짜기 계곡에 숨겨진 듯 있어서 아마도 기온이 낮고 햇볕이 한시간 정도 늦게 드는 곳이라 다른 지역보다 한참 늦게 피고집니다.
주일이라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마치 하얀 꽃성처럼 보이는 학교에 들려 봅니다. 오늘도 그렇게 들린 차들이 한 50대는 되는 것 같습니다. 작심하고 나이드신 어머님을 모시고 온 사람도 있고, 나무 그늘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참 보기 좋습니다.
꽃은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주고 향기를 주고 벌에게 꿀을 주고 온통 주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꽃이 주는 것을 실컷 받은 인간들은 돌아가고 난 뒤에 보면 꼭 쓰레기를 기념으로 남기고 갑니다.
이 화창한 봄날에 고약한 것은 사람뿐입니다. 2003.4.1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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