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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27】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전에 박경리의 '토지' 16권짜리를 한 권씩 사가면서 작심하고 읽다가 미처 다 끝내지 못한 것이 생각나 다음권을 사려고 서점에 갔더니 몇 군데를 돌았는데도 오래 전에 나온 책이라서 없었습니다. 인터넷서점에서 사야겠습니다.
서점에서 좋은 책을 발견하면 이유를 불문하고 카드로 긁어서라도 바로 사야합니다. 다음에 사야겠다고 손에서 책을 놓으면 그걸로 끝이지 다음에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요즘은 책의 수명이 짧아서 기독교 서적은 길어야 3개월, 일반 서적은 한 달이면 신간코너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결혼초부터 씨앗을 심는 심정으로 돈이 생기면 무조건 한권이라도 가장먼저 책을 샀는데, 요즘은 책 사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책방의 한 책장에 읽어야 될 책이 순서대로 한 40권정도 쌓여 있습니다. 게으름 때문에 점점 쌓여가는 이유도 있고, 또 한가지는 저는 읽을 책이 없으면 마음이 불안합니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알기 때문에 끊임없이 책을 읽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데, 읽을 책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마음의 부자가 되지요. 그래서 일부러 아껴 읽는 이유도 있습니다. 2003.5.7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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