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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33】검정 고무신
대전의 중심가 은행동 최첨단 유행거리 걷다가 '검정 고무신' 간판 보고 무심코 들어갔습니다. 집에서 신던 흰고무신이 뒤가 찟어져 다시 하나 사려구요.
"흰고무신 있어요?"
"고무신요?"
"예. 고무신"
"세상에... 아저씨, 여기에선 고무신은 안 팔아요."
"밖에 간판 보고 들어왔는데요?"
"그건 그냥 가게 이름이지요. 고무신을 찾은 사람은 가게 생기고 아저씨가 처음이어요."
"아니, 그럼 고무신도 안 팔면서 가게 이름을 왜 '검정고무신'이라고 했어요?"
서울의 압구정동 같은 대전의 은행동 한 중심가에서 그 날, 나 바보 되다.
(고무신은 시골의 5일장 같은 데나 가야 있다는 사실을 깜빡 했다) 2003.5.24 ⓒ최용우
사진- 시골의 어머님이 사놓고 크다고 안 신은 흰 고무신을 가져와 내가 한 참 신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없다. 무슨 도사 흉내를 낼 일 있냐며 고무신 신는 것을 못마땅해 하던 아내가 버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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