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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빤히 드러난 새집을 찍었습니다. (사진 최용우)
【갈릴리의 아침 344 참새집
산 언덕 한족에 무성히 자란 잡초를 베어내고 호박구덩이를 만들었습니다. 산 언덕은 원래 강마을회집 땅이어서 건드리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습니다. 서로 관계가 좋으면 빈 언덕에 뭐 좀 심는 것이 대수이겠습니까? 문제는 서로 사이가 안 좋으니 무슨 일을 해도 신중해진다는 것이지요.
잡초를 베어내면서 보니 참새집이 많이 있었습니다. 집앞 개나리 숲에 포르르 날아들어 놀다가 또 어느새 산 언덕에 날아가 짹짹거리던 참새들이 이 풀숲에 날아든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해 넘어 갈 때쯤 어디에 있었는지 수많은 참새들이 날아왔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없어져 버린 집을 찾아 이리저리 어지럽게 나는 것이었습니다. 괜히 참새들에게 미안해졌습니다. 인간이 호박하나 따 먹자고 많은 참새집을 허락도 안 받고 없애버렸구나. 참새집 뿐만이 아니겠지요. 그 덤불 속에 자리를 잡고 살았을 많은 벌레들에게도 몹쓸짓을 한 것 같습니다.
혹, 이 땅에 집 없이 이리 저리 내몰리는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 그들의 고통을 참새 보듯 무심히 보아 넘긴 일은 없는지. 2003.6.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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