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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현교회 손제산목사님
【느릿느릿 036】보고싶은 사람
오래전 안산에 살 때 다녔던 교회의 목사님이 올해 초 충남보령으로 사역지를 옮기셨습니다. 충청도로 오셨다 라는 생각은 그분들이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으로 오셨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한번 가보니 안산보다도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더군요.
너무나 좋은 분들입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맑아지는 분들입니다.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습니다. 그분들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무엇이 그렇게 그분들을 그리웁게 하고 보고싶고 기도하게 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삶의 투명함과, 영적 진보를 사모하는 마음과, 본인이 눈앞에 있건 없건 언제나 사람에 대해 좋게 말해주던 태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말 옆에서 보는 사람이 더 화가 날정도로 목사님을 힘들게 하던 사람이 있었는데도 상대방을 나쁘게 말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헤어진 뒤에 더욱 그리운 사람이 있고, 함께 있을 때는 그렇게 즐거웠지만 헤어진 뒤로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원래 말의 파장은 귀에 들리지만, 영적인 파장은 거리와 시간을 초월하여 영혼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내 앞에 누군가가 없다고 해서 어떤 사람을 험담하거나 미워하면 그 어떤사람도 역시나 마음에 자기도 모르는 적대감이 생겨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일이 거의 없어지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늘 생각하면서 그리워하면 몇 년만에 만나도 바로 어제 헤어졌던 사람 같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2003.11.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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