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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39】오늘 우(雨)요일
부슬부슬 가을비가 내립니다.
낙엽 떨어진 나무와, 추수 끝난 밭과,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수와, 폐교 운동장을 촉촉이 적시고, 또 제 마음도 축축하게 젖어드는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데 나무에 까지 한 마리가 그 비를 다 맞고 앉아 있네요. 먼 청승인지.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생기네요.
오랜만에 원두커피 한잔을 내렸습니다.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무심히 바라보며 따듯한 차를 마십니다.
내 옆에 누군가 말벗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1월 11일 뻬뻬로데이라지요?
아침에 학교에 가기 전 딸내미가 선물이라며 뻬뻬로 한 개를 주고 가네요.
사실은 어제 오후에 제가 사 준 것입니다. 뻬뻬로는 누구에게 주는 것이냐고 묻길레, 남자친구나 뭐, 소중한 사람에게 주는거겠지. 하며 사달라는 만큼 사줬더니 그중 한 개가 아빠, 엄마에게 돌아왔네요.^^ 2003.11.1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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