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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49】엽기 엄마들
좋은이와 밝은이를 키우면서 엄마는 고놈들의 콧구멍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틈만나만 잡아 앉혀놓고 콧구멍을 들여다보며 무슨 로얄제리를 꺼내듯이 콧구멍을 파면서 아이들을 울렸다.
좀 큰 덩어리를 꺼낸 날은 의기양양해서
"이것 좀 봐, 여보, 이건 왕건이야?" 하고 호들갑을 떨며 더러운 코딱지를 손 끝에 올려놓고 안보겠다는 사람에게 꼬옥~ 보여주고 말았다....(먹으라는거야 모야~ ) 물론 지금은 아이들이 커서 엄마에게 잡히지도 않는다. 아이들 코딱지 파는 재미를 잃어버린 아내는 요즘 무슨 재미로 살까?
알고보니 광주에서 올라온 아우의 아내인 제수씨도 역시나 취미가 아들 콧구멍 들여다보는 것이렸다.
"아주버님~ 난 아무래도 엽기엄마 인가봐요. 주안이 콧구멍에서 뭔가 거뭇거리는 것이 보이거나 코가 막혀 씩씩거리면 꼭 파내버려야 속이 시원하니..."
"그래요? 진짜 엽기 엄마는 콧구멍 안 파요.."
"그럼요?"
"콧구멍을 막아버리지요"
썰~렁 2003.11.2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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