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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552】학산빌라 4층 나리꽃 할머니
다 저녁때 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 보니, 우리 집 옆에 있는 학산빌라 4층에 사시는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오늘도 손에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오셨습니다. 가끔 할머니가 이것저것 잘 가지고 오십니다.
아내와 저는 나리꽃이 50송이도 더 피었다는 나리꽃 화분을 햇볕같은집에 기증해 주신적이 있어서 나리꽃할머니라고 부릅니다.
며칠 전에는 서리 내리기 전에 급하게 훑은 호박순과 연한호박을 가져다 놓으셨고, 아들이 한다는 무슨 고급 과자를 가져오시고, 오늘은 대전 나갔다가 딸이 줘서 가지고 왔다는 왕만두찐빵 네 게를 가지고 오셨네요.
대전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후 이곳으로 들어오셔서 할아버지와 함께 두 분이 사시는데, 벌써 한 참 되었지만 많이 외로우신가 봅니다. 아내가 아주 가끔 말벗이 되어 드리기도 하고, 이것저것 주시는 것 너무 고마워 하며 잘 받았더니 딸 같다며 저렇게 뭘 자주 가지고 오시네요.
오시면 그 짧은 순간에 지나온 삶을 쭉 이야기하십니다. 벌써 똑같은 이야기를 몇 번째 듣는 스토리도 있습니다. 그래도 처음 듣는 것처럼 "아, 그래요..." 그러면 너무 좋아하시는 할머니^^ ⓒ최용우 20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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