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느릿느릿 087】겨울 풍경
창밖에 그렇게 기다리던 함박눈이 내립니다. 올 겨울 두어번 온 눈은 참 사납게 내리다 말았는데, 오늘은 부드럽고 포근하게 내려와 땅과 나뭇가지 위에 살그머니 앉습니다. 눈이 오면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닌데도 겨울엔 눈이 와야해! 하고 기다리는 마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차를 운전할 수도 없고, 버스도 안 들어오고, 꼼짝없이 보일러 왱왱거리는 집안에 갖혀있어야 합니다. 저는 책방 책상에 앉아 내리는 눈을 보며 따끈한 차를 마시며 고요함과 침묵을 즐길 수 있지만, 따분한 아이들은 엄마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며 고구마 쪄내라, 떢뽁기 해 내라, 왜 밖에 나가면 안되냐... 하루 종일 귀찮게 합니다.
꽁꽁 언 얼음장 아래로 시냇물이 꼬로롱 꼬로롱 소리를 내며 흐릅니다. 쉬지않고 흐릅니다. 참 마음을 맑고 청정하게 해주는 소리입니다. 2004,1.19 ⓒ최용우
첫 페이지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175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
191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200
201
202
203
204
205
206
207
208
209
210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219
220
221
222
223
224
225
226
227
228
끝 페이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