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아내의 상담

달팽이일기04-05 최용우............... 조회 수 1498 추천 수 0 2004.03.09 22:57:42
.........


【느릿느릿 111】아내의 상담.

아내의 졸업식을 마치고 가족들이 모처럼 밖에서 외식을 했습니다. 집에 가서 밥을 해 먹으려면 너무 늦을 것 같고, 또 2년 동안 학교다니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해 재가 한턱 내는 것입니다.
자주 가는 판암동 어느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나:"저기요. 여기 삼겹살 4인분하고 밥 4개 주세요"
아내:"밥은 조금 있다가 주세요"
나:"밥은........"
아내는 자주 고기를 먹는게 아니니 허리띠 풀고 고기를 실컷 먹으라고 주장합니다. 밥과 같이 먹으면 고기를 더 못 먹으니 고기로 먼저 배를 채운다움 그 다음에 밥을 먹으라고... 그런데 사실은 저는 고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중학교때까지는 고기를 안 먹는 채식주의자였고, 고등학교를 거의 군대수준인 곳에서 다니며 어쩔 수 없이 뭐든지 먹는 법을 배웠습니다.(고참들은 안 먹으면 왜 무조건 주먹부터 날리고 보는지 몰라)
상추에 삼겹살을 놓고 밥을 한숫갈 얹어서 먹으면 고기의 미끈덕거리는 느낌이 많이 사라지고 맛있습니다. 이게 저의 삼겹살 먹는 방법이지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아내와 고기를 먹을때면 언제나 밥이 늦게 나왔습니다.
밥을 먼저 주문하면 아내는 밥은 조금 있다 가져오라고 단칼에 쳐버립니다. 말도 못하고 깨작거리다 밥이 나오면 그때부터 열심히 고기를 주워 먹는.... 그러다가 10년만에 용기를 내서 '오해말고 이해해 달라고 하고' 고백을 했습니다.
나:"나는 고기로 배 채우는게 별로 체질에 안 맞고 조금 먹어도 좋으니 첨부터 밥이랑 같이 먹고 싶어. 누구든 자기가 가장 맛나게 먹는 법은 자기가 잘 아는게 아니겠어?" 아내가 10년만에 이해를 해 줬습니다.
저도 제가 알지 못하는 아내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나의 기준을 가지고 10년이 넘도록 이해를 못해주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많이 있을 것입니다. 2년동안 상담공부를 마치고 졸업하는 날 아내는 남편의 한가지 고민을 잘 들어주고 훌륭하게 상담을 해 준셈입니다. 2004.2.19 ⓒ최용우


댓글 '2'

사씀

2004.03.17 14:21:03

이 중요한 얘기를 10년만에 하셨다니...넘 신중하신 거 아녜요?

판도라

2004.03.17 14:21:23

^-^; 정말 신중(?)하시네요... 하하..... 저같으면 고기먹는 그날 이야기 했을듯 .-_-;;;;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10 달팽이일기04-05 개들도 생각이 있을까? 최용우 2004-04-23 1508
909 달팽이일기04-05 모전자전 최용우 2004-04-22 1540
908 달팽이일기04-05 엉뚱한 생각 최용우 2004-04-21 1544
907 달팽이일기04-05 염소, 염생이, 맴생이 [3] 최용우 2004-04-20 1944
906 달팽이일기04-05 와우~ 김밥 꽁다리! [2] 최용우 2004-04-19 1888
905 감사.칼럼.기타 네줄일기 2004.4.1-10 최용우 2004-04-18 2004
904 달팽이일기04-05 나쁜 우주인들과 강아지 최용우 2004-04-17 1466
903 최용우팡세 가장 궁금한 곳 최용우 2004-04-17 2862
902 달팽이일기04-05 봄날은 간다 file [3] 최용우 2004-04-16 1490
901 감사.칼럼.기타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 file [4] 최용우 2004-04-16 1823
900 달팽이일기04-05 쓰러진 경운기 최용우 2004-04-14 1548
899 달팽이일기04-05 목사님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7] 최용우 2004-04-14 1714
898 달팽이일기04-05 패션 오브 지저스 크라이스트 [4] 최용우 2004-04-11 2399
897 달팽이일기04-05 동전 최용우 2004-04-11 1491
896 감사.칼럼.기타 네줄일기 2004.3.21-31 최용우 2004-04-09 2037
895 달팽이일기04-05 택시를 탔습니다 최용우 2004-04-08 1596
894 달팽이일기04-05 오늘의 날씨 최용우 2004-04-08 1561
893 달팽이일기04-05 놀라운 장면 file 최용우 2004-04-08 1670
892 달팽이일기04-05 우리 아버지는 최용우 2004-04-08 1408
891 달팽이일기04-05 모성애적 조건반사 최용우 2004-04-08 1416
890 달팽이일기04-05 건강검진 하러 가서 최용우 2004-04-08 1506
889 달팽이일기04-05 나의 살던 고향은 [1] 최용우 2004-03-31 1867
888 감사.칼럼.기타 네줄일기 2004.3.11-20 최용우 2004-03-30 1884
887 달팽이일기04-05 '나'의 정체 최용우 2004-03-29 1445
886 달팽이일기04-05 정신 차리자. 최용우 2004-03-26 1587
885 달팽이일기04-05 파~하~ [1] 최용우 2004-03-25 1572
884 감사.칼럼.기타 네줄일기 2004.3.1-10 최용우 2004-03-25 2006
883 달팽이일기04-05 꽃들과 봄인사를 나누세요. 최용우 2004-03-24 1773
882 달팽이일기04-05 빛의 보호 최용우 2004-03-23 1673
881 달팽이일기04-05 대통령 할아버지 구하기 [5] 최용우 2004-03-22 1214
880 달팽이일기04-05 바이올렛 [2] 최용우 2004-03-22 1434
879 달팽이일기04-05 예수사랑 [2] 최용우 2004-03-20 1528
878 달팽이일기04-05 눈의 무게 [1] 최용우 2004-03-18 1616
877 달팽이일기04-05 개와 고양이 [1] 최용우 2004-03-17 1878
876 달팽이일기04-05 나이롱 조기(弔旗) [1] 최용우 2004-03-16 1545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