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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127】아이구야... 얼마나 아프냐...
집 앞 길에 눈을 치우다가 문득 나무를 올려다보니 나무의 허리에 철사가 감겨져 있고, 그게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나무의 살을 파고 들어가 나무 가지가 끊어질 지경이었습니다. 아마도 옛날에 무슨 현수막을 치면서 감은 철사인 것 같습니다. 감긴 철사토막이 30쎈치쯤 녹슨 채로 아직도 달려 있어 잡아 당겨 보니 꼼짝도 안 합니다.
철사가 감긴 부분의 가지를 잘라내면 멋지고 근사한 벚꽃나무의 거의 3분의 일이 잘려나갈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도 나무 살을 파고 든 철사를 보니 철사가 내 몸을 죄여 들어오는 것처럼 아프고 아립니다.
"아이구야... 나무야, 얼마나 아프냐... 저걸 어쩌면 좋냐..." 2004.3.1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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