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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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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신문 2010/06/24
한국교회의 虛와 實 - ‘오늘’을 진단한다
기독교대안학교 난립현상 점검 〈上〉
기독교적 교육철학 기반한 안정적 운용 절실
◇기독교대안학교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재정과 커리큘럼,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 등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공교육과 차별성 없는 입시위주의 교육체계 갖춘 대안학교 태반
부실한 운영에 따른 중도폐기로 학부모와 학생들 곤란한 지경도
부실하고 모호한 대안학교 난립
한국사회의 공교육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대안학교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도 큰 교회 중심으로 대안학교 붐이 일고 있는가 하면, 뜻을 가진 사람들이 나름의 방안으로 대안학교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대안학교 설립 움직임은 한국사회의 공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잘 말해 준다. 입시위주 정책에 의해 천편일률적인 인간형을 양산하는 교육현실에 대한 반작용으로 대안학교가 설립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교육정책은 각 사람의 특성을 키우고, 바른 사회인으로 양성하는 것보다, 입시위주에 따른 비창조적인 인간을 양산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그러나 대안학교가 수없이 설립되고 있지만, 과연 바른 이념에 따른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 얼마나 되는지는 의심스럽다. 뜻만 높을뿐, 이를 뒷받침할 재정이나 교육인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엿보이고, 재정은 튼실하나 대안학교의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운 학교도 다수 발견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중에 대안학교가 문을 닫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을 골탕 먹이고 있다. 자녀를 공식적인 학교교육이 아닌, 대안학교에 입학시키는 결단을 내렸던 학부모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안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 당장 학생들이 곤란을 겪는다. 국내 교육환경상 공교육에서는 대안학교의 학제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교육에 편입되는데 곤란을 겪을 뿐아니라, 일반 학교에 합류한 후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국내 대안학교중 설립이념과 지향이 모호한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교육철학이나 경험없이 물량주의에 따른 대안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목격되기 때문이다. 이것의 피해는 당연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또 말로만 대안학교이지 일반학교와 차별성이 없는 모습도 목격된다. 입시위주의 경쟁주의를 비판하면 대안학교를 설립해 운영하지만, 실내용에 있어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는 내용을 그대로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안학교란 이름으로 엘리트 학교를 지향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가난한 이들은 엄두도 못낼 정도의 교육비를 받고 있고, 강사나 운영이 초일류를 지향하는 학교가 목격되기 때문이다. 엘리트교육은 대안학교 설립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좋은 학교 진학을 목표로 두는 양상이다. 또 외국 유학을 염두에 둔 교육이 만연된 것도 현실이다.
반대로 높은 의지와 교육적 철학으로 시작된 학교도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안정적 재단이 없이 학생들의 등록금이나 지인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지는 재정은 대안학교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위험성이 높다. 이로 인해 중도에 학교의 문을 닫는 경우도 목격된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자녀의 대안학교 입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설립이념이 좋다거나, 큰 교회에서 운영한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낼 경우 낭패를 보기 일쑤다. 교육이념과 커리큘럼, 그리고 프로그램과 미래 지향성을 살피고, 재정적 안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어느 한 측면만 고려했다가 나중에 어려움을 당하면 이를 극복하는데 낭패를 보기 쉽다.
기독교의 대안학교도 무작정 기독교 이념과 성경적 가치관만 강조한다고 만능이 아니다. 대안학교를 시작하기에 앞서 과연 소중한 학생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대안학교란 타이틀을 내세울 정도의 교육적 가치와 내용을 지녔는지를 솔직하게 물어야 한다. 또 재정적 안정성을 이룰 수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운영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십상이다.
재정과 커리큘럼부족의 문제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대안학교의 실효성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인 만큼 기독교 교육이념을 강조하고 있지만, 재정이나 커리큘럼, 직원교육 등은 매우 열악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보조를 받지 못하는 비인가 대안학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기독교 대안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성경과목이나 예배 등 단순한 커리큘럼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대안학교는 전문교사의 부족으로 기독교세계관을 담은 교재나 프로그램개발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단지 몇몇 대안학교만 생태교육과 공동체체험 등을 다룬 교재를 활용하거나, 미국판 원서교재를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만의 교재를 개발하고 있는 경우에도, 교사가 부족해 학과공부 외에 교재개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교재개발의 어려움을 교묘한 눈속임으로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대안학교는 다른 학교의 잘 만들어진 교재를 본떠 자신들의 교재인 것처럼 버젓이 내놓고 있다. 결국 대안학교만의 특수성이 사라진 채 겉모습만 대안학교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자질논란도 일고 있다. 특히 국제크리스천학교의 경우는 외국인교사를 고용하면서, 단지 영어만 잘한다는 이유로 도덕성이 부족한 교사를 채용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아울러 무리하게 학교개강 시기를 정해, 검증되지 않은 교사들을 단기간에 모집하다보니 학교특성과 어울리지 않는 교사들이 채용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획일적이며 비성경적인 공교육을 벗어나 세워진, 대안학교가 본질을 잃어버리고, 일반학교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도 새롭게 문제되고 있다. 대안학교만의 교재와 프로그램의 수준이 함량미달되어, 일반학교의 수업태도를 모방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결국 대안학교라는 특수성을 잃어버린채 이도저도 아닌 행태를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소장은 “국내 기독교 대안학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공교육의 기독교적인 대안이다”면서, “단순히 외형적 모습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이유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대안학교가 열악한 재정상태로 인해 존폐위기에 처해 있다. 정부의 인가를 받은 학교는 그나마 괜찮지만, 정부의 인가를 받지 못한 학교는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재단 전입금이나 교회 및 개인의 후원, 학부모들의 수업료가 유일한 자금원으로 활용될 뿐이다. 때문에 학부모들의 부담도 배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동국제학교의 경우는 1인당 1년에 1000만원이 넘는 학부모들의 교육비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마저도 활성화되지 않은 대안학교의 경우는 교사들이 일반 공립학교 교사 월급의 80%이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도미노처럼 교사들의 의욕을 감소시키고, 교육의 질마저 떨어뜨렸다. 더욱이 정부의 보조를 받을 경우, 프로그램과 교재 등 규제가 심해 대안학교의 자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 대안학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처음부터 비인가로 출발하고 있다. 최근에 세워진 수정국제크리스천학교도 정부의 보조를 받을 수 있었으나, 자율성의 제약이 걱정되어 비인가 학교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비인가학교라는 것 때문에 학생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었다.
수정국제크리스천학교의 조일래목사는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 경제적인 문제는 어느정도 해소되지만, 정부의 규제가 심해 자율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어렵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전에는 비인가 대안학교의 경제적 빈곤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현실성과 동떨어진 제도 맹점
기독교 대안학교의 문제점중 빠지지 않는 것이 현실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은 배움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자아확립과 사회성을 기르는 목적을 갖고 있지만, 이들 대안학교는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MBC방송국에서 ‘썸머스쿨’이란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안학교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 것이었다. 소개된 대안학교는 획일화된 교육제도에 벗어나 자유롭고 적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는 모범적 모습을 보여줬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 한국사회는 큰 반항을 일으켰다. 한국사회에 나타난 교육의 병폐를 없애기 위해 대안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실제로 많은 대안학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또 한국의 기독교계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편승해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만들어 졌다.
그러나 썸머스쿨과 같이 학생들의 자율성에 맡긴 교육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현실과 거리가 먼 모순적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획일화된 교육제도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들은 오히려 더 융통성을 잃어버렸고,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을 뿐 학교교육과 똑같은 획일화된 교육을 받게 됐다. 특히 입시위주의 교육을 실시하면서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없어 학원을 다니거나,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일어났다.
경기도 구리에 소재한 A기독교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B목사는 “대안학교를 처음 운영할 때 학생들의 인성향상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실시했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러한 점들이 현실성과 동떨어졌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후 학생들에게 필요한 입시교육을 실시했지만, 이마저도 학교나 학원과의 경쟁력에서 뒤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면서, “대안학교가 목표했던 교육제도는 우리나라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대안학교가 현실과 동떨어진 점은 교육제도뿐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반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취업을 하거나 고등교육을 받기 위한 학원으로 진학하게 된다. 취업을 하든 진학을 하든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일정학력을 이수했다는 졸업장이 요구된다. 하지만 대안학교를 이수한 학생들 대부분이 이러한 졸업장을 갖지 못해 다시 검정고시를 보고 있다.
이들이 이중의 시간과 노력을 통해 졸업장을 얻는다 해도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많은 단체들이 학생들의 진로를 결정할 때 출신학교를 보는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일반학교를 이수하지 않고 대안학교를 나오게 되면 문제아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의 사회성을 문제삼아 이들이 단체의 일원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단정짓는 경향이 크게 작용한다.
서울 강서구에 소재한 C기독교 대안학교는 성공한 사례로 언론지상에 소개됐다. 하지만 이곳을 나온 학생들도 진로문제에 관해선 대다수의 대안학교를 이수한 학생들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이들을 보는 사회적 시각 또한 곱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진로는 표류하는 배와 같다. 특히 문제아란 인식 때문에 중간에 자퇴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학교의 교장인 D장로는 “현실에선 대안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모두 문제아라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대안학교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인식의 개선과, 대안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교육모형을 통해 현실성 있는 교육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순현·유종환·지민근기자
기독교대안학교 특성화교육 주목 〈下〉
성경에 기초한 인성교육 위주로 전환 절실
공교육에서 부족했던 인성교육·종교이념의 확실한 방향 제시
내실있는 대안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조달 필요
경쟁교육에 지친 엄마들 사이에서 일명 ‘느린 교육’이 화두가 되고 있다. 잘 짜여진 사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기독교대안학교는 학생들에게 영성을 부여해 주고, 하나님의 일꾼으로 거듭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통계를 보면 현재 전국적으로 인가가 나서 운영중인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는 고등학교 21개교, 중학교 9개교이다. 단시간 안에 다양한 대안학교가 세워졌다. 하지만 무분별한 기독교대안학교의 난립으로 인해 초창기보다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학생들을 영적으로 충만하게 하고, 사회에 쓰임받는 일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창학정신도 쇠퇴해 버렸기 때문이다. 물질문명의 이기에 기독교대안학교마저 본질을 잃어버린 채 돈벌이에 ‘전전긍긍’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열풍처럼 불었던 대안학교의 입학러시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일반학교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프로그램에 장점을 느끼지 못한 학부모들이 다시 사교육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몇몇 기독교대안학교가 저마다 독특한 전략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산재된 문제점을 스스로 극복해 기독교대안학교의 본질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이들 대안학교는 획일화된 교육을 탈피해 일반학교가 내세울 수 없는 전략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그 중에서도 인성교육을 통한 주도적 인간육성과 공동생활을 통한 자립심 배양은 학생들에게 바른 삶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자칫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에 빠질 수 있는 학생들을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바른 사람으로 육성시키고 있다. 이러한 노력덕분에 기독교대안학교는 새로운 교육의 장으로 비상하고 있다.
교육목적 정립과 재원확보 필요
기독교대안학교가 교육의 흐름을 어느 정도 바꾸는데 성공했지만, 더욱 보편화되고 신뢰받는 교육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몇가지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목적과 학교설립의 목표가 무엇인지 확실히 정립하는 것이다. 이미 만연해 있는 교육의 홍수속에서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재생산하는 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교육이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육기관은 얼마든지 있다. 또한 기독교의 외적 성장을 위한 도구로서 대안학교가 운영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상황에서 단지 기독교라는 간판을 달고 교육의 현장에 참여한다는 것이 어떠하게 비춰질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기독교대안학교를 설립함에 있어 그동안 발견되었던 공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종교이념의 확실한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 우선 기독교가 목표로 하는 하나님중심의 사람, 성경중심의 사람, 교회중심의 사람을 길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목적이 확실히 세워지지 않는다면 기독교대안학교로서의 교육동력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또한 단지 명문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켜야 한다는 등 성과위주의 목적을 세워서는 안 된다. 이것은 대형화를 지향하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에서, 대안학교 역시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교육은 더 높은 단계로의 진학을 목표로 실시된다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명문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은 학생으로서 추구해야 할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적어도 기독교대안학교는 다른 교육기관과 똑같은 목적으로 학생들을 교육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명문대학으로의 진학 자체를 목적으로 하거나 그 결과에만 치중하기 시작하면 설립목적과 교육철학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만일 명문대학에 많이 진학한다는 것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로 몰려들게 되고 이것으로 학교가 평가받게 되면, 애초 공교육의 대안으로 설립된 의미가 퇴색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독수리기독학교는 성경에 기초한 기독교인재를 양성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5년 분당의 어린이 성경공부그룹으로부터 시작된 이 학교는 2002년 좥기독교세계관을 지닌 세계적인 리더 양성좦이란 목표를 가지고 설립됐다. 특히 철저한 성경기초의 교육으로, 핀란드식 선진교육시스템과 유태인식 신앙교육시스템을 접목했다. 이 학교에서는 아침마다 담임교사와 함께 큐티를 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성경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일주일에 2시간씩 성경의 교리를 배우고 한 달에 두번씩 예배를 드리며, 매학기초에는 개학수련회를 실시하기도 한다.
이 학교가 기독교대안학교의 모범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설립전 5년동안 성경공부소그룹과 방과후교실, 토요학교 등을 운영하며 교육적인 노하우를 축적했다. 또 기독교학교연구소를 먼저 설립해 현실적 한계를 짚어보고 교육적 수요를 파악했다. 이후 전일제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대안교육을 실시했다.
내실있는 대안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조달도 필요하다. 대안학교들이 고민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중 하나가 바로 재정확보일 것이다. 현재로서는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안학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교육비의 부담이 부모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안정적 재정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모금전문가를 채용한다든지, 모금을 위한 캠페인위원회를 두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또한 모금 전문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모금기법을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안학교 재정확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유학전문 대안학교로 시작해, 국내최대의 기독교대안학교로 알려져 있는 충북 음성군 글로벌선진학교(GVCS)는 오는 2015년까지 전교생에게 전액장학금을 지원하는 장학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비교적 높은 학비부담으로 입학을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오는 2013년까지 전교생에게 50%, 2015년까지 전교생에게 100%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 학교는 전과목 영어수업과 영어선교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나 지역교회들과 협력해, 농어촌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위한 원어민 영어캠프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중고등과정 학력인정인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며, 오는 2011년 문경캠퍼스를 개교할 예정이다.
공동생활 통한 자립심 배양
일반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대안학교를 선택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시 위주 공교육이나, 사교육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일반고교에 진학했다가 야간 자율학습을 비롯한 특수반 수업 등에 반감을 느끼고, 억압에 대한 ‘출구’로써 대안학교를 택하고 있다.
성공한 대안학교의 대표적인 특징은 공동생활의 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동료학생이나 교사와 함께 보내게 된다. 이러한 인간관계는 가족과 같은 친밀성을 띠고 있으며, 이러한 생활이 훗날 사회에 진출했을 때 성장의 비결로 작용하게 된다.
또 대안학교는 일반학교와 비교해 학생 스스로가 잠재적 능력이나, 미래의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는 공동생활을 통해 학생 스스로의 자발적인 체험활동 등을 강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개인의 성격이나 재능이 드러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능력은 스스로의 생활과 학습을 통제할 수 있다.
지난 1990년대 초기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유능한 경영인이 된 배진수씨는 “대안학교의 강점은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다”면서, “대안학교에서의 모든 시간은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운영해야 했기 때문에 이러한 능력이 생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이 생기면 자기주도적 공부를 통한 학습을 할 수 있어 주입식 공부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었다”면서, “이러한 과정이 자연스럽게 축적되다 보니 자립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능력은 그들이 미래를 설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 고등교육을 위한 진학을 염두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방법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지를 배우게 된다. 특히 자신의 노력에 대한 대가와 책임을 절실히 느끼고, 이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대안학교를 마치고 명문대에 진학한 최기철씨는 “일반학교를 다닐 때는 노력의 가치를 잘 알지 못했다”면서, “단순히 점수를 올리기 위해 공부했고, 등수가 떨어지는 것이 불안했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대안학교는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지 않으니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했다”면서, “대안학교는 나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책임감을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성경의 가르침을 모델로 제시
현재도 수많은 대안학교가 설립돼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또 이러한 영향은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인성에 중점을 둔 대안학교 교육은 깊은 인간관계를 맺게 만들고 사회성을 길러주고 있다. 또 수업에서 배울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현실인식도 길러 준다. 지금까지 실패했던 대안학교들의 원인중 하나인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교육제도의 대책으로 인성교육이 손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스스로를 배울 수 있는 공동생활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는 장점이며, 이러한 장점은 대안학교 교육이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을 이해함에 있어서 기독성과 대안성으로 나누어 이해하려는 이원론적인 시도를 버려야 한다. 혹자는 대안교육을 자유, 생태, 인권, 평화, 자연 등을 교육의 대안적 가치로 보고, 이를 교육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교육수요자들로 하여금 입시경쟁 속으로 몰아넣고 세속적 가치에 목을 멜 수밖에 없도록 하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양산한 수많은 문제들을 생각하면, 대안교육이야말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교육이며 교육저항 운동인 동시에 본질회복 운동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대안적 가치가 어떤 세계관 위에 자리잡고 있느냐 하는 점에 주목하는 일이다. 기독교대안학교의 대안성은 다름 아닌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육의 본질과 방법, 그리고 교육적 가치에 있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기독교교육의 목적을 크게 세 가지로 말하고 있다. 첫째는 학습자가 하나님나라의 자녀가 되고, 둘째로 이들이 하나님나라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고, 셋째는 이들을 통하여 하나님나라가 확장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현재 대안학교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하나님의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유종환·지민근·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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