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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용우)
【느릿느릿 225】똑같이 먹었는데
금요일밤에 아내와 함께 판암동에 나갔습니다. 내일이 좋은이의 생일이기도 하고 귀한 분들이 놀러온다기에 간단하게 시장을 보러 나간 것입니다.
살 것 다 사고 마트를 나오는데 갑자기 아내가 떢볶기가 먹고 싶다고 하여 마트 입구에 있는 가게에 갔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떡 몇개와 오뎅이 남아 있었습니다. 2000원어치를 사서 먹는데 좀 부족하다 싶었는지 아주머니가 순대 몇 개를 썰어 국물과 함께 더 가져왔습니다.
아마도 그 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상한 음식이.
장이 약한 아내가 밤새 배가 아파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매실을 찾아 먹고 이쪽방 저족방 왔다갔다 하며 잠을 못 자고 있는데, 장이 튼튼한 저는 그것도 모르고 쿨쿨 퍼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헬쑥해진 아내를 보고 깜짝 놀라 "왜 그래?" 하고 물었더니 '투덜투덜 하면서
"...같이 먹었는데 누구는 아무렇지도 않고, 누구는 왜 이렇게 고생하는거야?"
아내는 힘이 하나도 없이 쫙 빠진 몸으로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합니다.
뭔가 도와주고 싶어 옆에서 얼쩡거리다 별로 끼어들만한 틈이 없어 "호박국 끓일 호박이나 하나 찾아올까?" 하고 뒤란으로 돌아가 풀밭을 헤치고 숨어있던 연한 호박 한 덩이 찾아서 따 옵니다.
2004.8.2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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