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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오늘의 주인공 사진을 올리기가 뭐해서 고사리 사진으로 대치
【느릿느릿 355】뱀 콧구멍
아무에게도 안 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며칠 전에 아내와 뒷산에 고사리를 꺾으러 갔습니다.
지금은 이사 간 동주네집 뒷산 양지바른 곳으로 갔지요.
아내와 떨어져서 각자 고사리를 꺾고 있는데 무덤 아래 바위틈에서 비얌 한 마리가 고개를 들고 혀를 낼름거리며 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몸과 머리 모양을 보니 독이 없어서 위험하지 않은 살뱀 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참 뱀과의 눈싸움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뱀을 노려보는데 뱀에게도 콧구멍이 있는 겁니다. 마치 바늘로 콕콕 찔러 놓은 것 같은 구멍 두 개가 입술 위에서 벌름벌름 했습니다.
하도 우스워 그만 므흐흐흐흐흐 크크크크 하고 웃고 말았지요.
순식간에 비얌은 돌 틈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말을 할까 하다가 놀랠까봐서 뱀을 봤다는 이야기는 안했습니다.
아, 그런데 고사리를 다 꺾은 다음 산을 내려가려는데 요녀석이 풀섶사이로 스르르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도 봤는데 안 놀라데요)
그래서 저는 속으로 '너 코 벌름거리는거 봤다고 소문 안낼께' 하고 말했거덩요. 오메, 그런데 소문을 내고 있네 지금.... 2005.5.2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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