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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446】여치소리
찌르륵~ 찌르륵~ 찌르륵~
갑자기 방안이 시끄러워 졌습니다.
자기 위해 누워 있던 아이들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누구소리인지 찾기 시작합니다.
"머야? 먼 소리야? 어디서 나는 소리야?"
"아빠! 아무것도 없다에 있어요. 없다에 있어요...."
밝은이가 정적을 깬 그 범인인 여치를 발견하고 소리칩니다.
'심중무물(心中無物)-마음속에 아무것도 없다' 라고 쓴 붓글씨 위에 여치가 붙어 있었습니다. 심심해서 한번씩 갈겨보는 붓글씨 중에 어쩌다 한 장씩 집에 가지고 와 벽에 붙여 놓는데 '심중무물'을 쓰고서는 마음을 비우고 살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내 마음은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찌르륵~ 찌르륵~ 찌르륵~
이제 그만 그 글씨를 떼어뿌러라고 여치가 쩌렁쩌렁 제 마음에 소리를 치네요.
글씨를 떼어뿔까... 아니면 다시 내 마음을 비울까... 2005.9.2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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