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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당이여?
【느릿느릿 449】정겨운 풍경
잠시 우리 집에 방문하였던 어떤 분이 마당과 주변을 보더니 '참 정겹다'고 하십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 혼났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작품(?)에 손댈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가능하면 집 주변의 환경에 손을 안대고 살다보니 이곳 저곳에 게으른 흔적이 가득합니다.
아내가 밭에 호박을 심었는데 어느 정도 자라면 밭둑으로 줄기를 잡아주어야 하지만 때를 놓쳐 그냥 두었더니 밭을 온통 호박넝쿨이 점령해 버렸습니다.
산언덕에 심은 호박넝쿨도 산으로 올라가도록 잡아 주어야 하는데 마당으로 슬금슬금 내려오더니 그만 호박넝쿨이 우리 마당을 빼앗아 버렸습니다.
"요즘, 시골의 팬션이나 쉼터에 가 보면 어찌나 잘 꾸며 놓았는지 시골스런 맛이 안나요. 도시에 사는 사람은 시골에 와서까지 도시스러운 것을 보고 싶은게 아니라 이런 자연스러운 시골 풍경을 보고 싶은 것이거든요."
그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저의 게으름을 꼬집는 게 아니라 정말 우리집 풍경을 정겹게 보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당에 호박덩이가 굴러다니고 토란잎이 가득하고 해당화 단아하게 핀 풍경이 괜찮아 보이... 는가? 에라 모르겠다. 2005.9.2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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