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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6】도라지 무침
집에 귀한 목사님이 오셨습니다. 뭘 대접할지 아무것도 없다며 고민을 하던 아내가 어느새 마술을 부려 정갈하게 상을 차렸습니다.
그 중에 입맛에 딱 맞는 것이 있었으니 도라지구이였습니다.
서산에 사는 처제가 산에서 캔 야생 도라지 몇 뿌리를 준 것이 있었는데, 도라지 껍데기를 깐 다음에 방망이로 두드려 펴서 물에 담가 쓴 맛을 뺀 다음 양념을 해서 구워내니 마치 더덕구이 맛이 났습니다.
“이거 어제 저녁만 해도 진짜 도라지였는데...”
방망이에 맞아 형체를 알 수 없이 분해된 도라지를 맛있게 먹으면서 인간의 고집도 이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깨지지 않은 온전한 모양의 도라지는 써서 먹을 수가 없습니다. 깨지지 않은 고집은 사람들에게 마치 쓴 맛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십자가의 능력으로 나 자신이 철저히 깨지고 펴져서 은혜의 물에 잠겨 쓴맛이 빠져나야 비로소 고집은 사라지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2006.6.12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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