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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
【용포리일기 17】본 것이 없어서
저녁식사 후에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서 한 시간씩 운동장을 돌고 옵니다. 운동장 트랙을 무슨 우레탄인가 뭔가로 깔아서 푹신푹신해요.^^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무슨 이야기 끝에 ‘좋은 부모 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목사님이 묵뚝뚝하고 정도 없고 손찌검을 하는 아버지를 그렇게 미워하고 싫어했답니다. 아버지가 들어오시는 소리가 나면 뛰어나가 환영하는 것이 아니라 쌀자루 뒤에 숨어버릴 정도였답니다.
21살에 회심을 하면서 그런 아버지를 용서한다고 했지만, 그러나 마음으로부터 진정으로 용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나의 아버지처럼 자식을 기르지는 않을 것이라 다짐했지만, 어느 날 문득 자신을 돌아보니 자기도 영락없이 아버지처럼 자식들을 대하고 있더랍니다.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보고 배운 것이 없었거든요. 보고 배운 것이 없으니 아버지가 한 것과 똑같이 할 수밖에요. 그러면서 문득 무릎을 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아버지, 즉 목사님의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세살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므로 아버지는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보지도 못했고 그런 기억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자식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표현할 줄을 모르신 것이지요.
목사님은 그때부터 열심히 아버지학교에 가서 공부도 하고 가정 세미나도 받고 해서 아버지로부터 배우지 못한 것들을 공부하기 시작하셨답니다. 이제 그 목사님의 자녀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자라서 그 사랑을 자기 자식들에게 자연스럽게 물려줄 것입니다. 2006.6.2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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