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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33】기어코 가라
길을 가다 보니 개구리 한 마리가 차에 치여 죽어 있었습니다.
개구리는 논이나 밭에서 살아야 하는데 이런 주택가에 개구리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또 뭐 할라고 이렇게 차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까지 나왔는지도 궁금합니다.
아마도 어딘지는 모르지만 가야할 곳이 있었던 모양이지요.
저렇게 죽어서라도 기필코 가고자 했던 그곳이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가야 된다면 가야지요. 차에 치여 생명을 잃더라도 가야지요.
가야할 길을 가다가 죽는 것을 ‘순교’라고 합니다.
죽은 지 한 참 되었는지 마른 오징어처럼 땅바닥에 붙어 있는 개구리를 발로 톡톡 건드려 길바닥에서 떼어 길 옆 풀 속으로 차 넣어 줍니다.
잘 가게 친구. 죽어서라도 꼭 가게나.... 2006.7.1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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