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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73】면사무소 약수터
집 앞 도로 건너 면사무소 마당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다 먹습니다. 옛날에는 소문난 약수터였다고 하는데 주변에 건물이 많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많이 살기 시작하면서 물맛이 찝찔하게 변해버렸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냄새나는 수돗물보다는 나을 거라는 마음으로 그 물을 받으러 갑니다. 그런데 물이 딸린다며 무슨 자동 모터 시설을 해놓고 스위치를 누르면 1분 동안 물이 나오고 멈추게 해 놓았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으로 가던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약수터로 달려오지만 스위치가 너무 높은 곳에 달려 있어서 쉽게 누르지 못합니다.
마침 제가 물을 받으러 갔다가 스위치를 눌렀더니 아이들이 좋아라 하며 물을 받아먹습니다.
요즘에는 산 속에 있는 약수터에도 물이 딸리니 아껴서 쓰라는 푯말과 함께 수도꼭지를 박아 놓은 데가 많습니다. 원래 약수물은 졸졸졸 흘러야 그 물맛이 변하지 않고 물의 양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람들만 물을 먹겠다고 수도꼭지를 박아버리면 어쩌자는 것인지...
그 흐르는 물을 다람쥐도 먹고 새들도 먹고 벌레들도 먹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2006.9.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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