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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으려면

용포리일기06-08 최용우............... 조회 수 1617 추천 수 0 2006.10.26 0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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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포토

용포리일기 106】농사를 지으려면

영웅이 할머니가 집 앞 넓은 밭에 풀을 다 뽑고 골을 내고 겨울 쪽마늘을 놓습니다. 마늘은 추운 겨울을 땅속에서 나야 제대로 독한맛이 납니다. 언젠가 멕시코에 갔더니 마늘 한 통이 사과만 하였습니다.
“머시 이렇게 크다냐... 아그들 대갈통만 하네” 하면서 일부러 하나 사 와 까먹어보았습니다. 그냥 물기 없는 무를 먹는 것 같았습니다. 항상 더운 지방에서 자랐으니 독한맛이 들었을 리가 없지요.
들깨가 심겨져 있던 밭에 들깨를 배어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새 풀이 자라서 영웅이 할머니가 호미로 파냅니다. 풀을 잡고 잡아당기면 풀은 흙을 한웅쿰 붙잡고 따라 올라옵니다. 그러면 호미로 뿌리를 탈탈 털어내지요. 안 뽑히려 흙을 악착같이 붙잡고 있는 풀이나, 그걸 기어코 뽑아내어 털어버리는 할머니나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저나 모두에게 풀뽑기는 힘든 시간입니다.
사정없이 뽑혀 밭둑에 버려진 풀들은 햇볕이 나면 어쩔 수 없이 말라 죽습니다. 뽑혀서 거꾸로 밭둑에 쌓여있는 불쌍한 풀들을 보니 앞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흔들립니다. 풀 하나 모질게 뽑지 못할 것 같은 연약한 마음으로 무슨 농사를 짓는다고... 2006.10.22 ⓒ최용우


댓글 '4'

당당뉴스

2006.11.03 16:16:08

동그라미

2006.11.05 23:13:48

흙냄새에 풀향기에 님 글맛에 정겨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내요 ..그런되 마늘 냄새가 났었나요 .. 영웅이 할머니 항상건강 하세요 .. 용우님 ..너무나 따스한글 올려주셔셔 감사합니다 .

차경미

2006.11.05 23:14:04

할머니의 옹골찬 모습이 눈 앞에 선하게 보입니다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서무1004

2007.04.24 23:10:35

약한 마음이 그리워요.
오래전, 도시에서 목회할 때, 후배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김장배추에 묻어온 민달팽이를 그냥 치울 수 없어서, 유리병에 넣고 길렀는데, 새끼가 금새 불어나는게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마침내 내가 키울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그 후배에게 유리병을 통째 주면서 너희 밭에다 풀어주라고 했죠^^ 그 땐 진심이었습니다. 질색을 하더군요. 이거 잡는데 얼마나 힘든줄 아느냐고... 결국 교회에서 가장 가까운 어느 텃밭으로 가서 몰래 풀어놓고 왔습니다. 몹쓸 짓(?) 좀 한겁니다. 지금 시골에서 목회하면서 텃밭을 조금 일구며, 이른바 자연농법(?)을 하고 있습니다. 비료도 안주고, 왠만한 풀은 뽑지도 않고... 참 게으른 농사, 딱 제 체질에 맞는 농삽니다. 그래도 진딧물이랑 이런 저런 벌레들, 이른바 갈충이들... 지나가다 눈에 띄면 그냥 안지나갑니다. 저도 참 많이 변했어요. 먹지 않을 거면서 잡다니 말입니다. 약한 마음이 그립습니다. 이래도 되나요?
최용우님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짧은만큼 힘이 있습니다. 정신없이 사는 제 정신을 늘 정리해 주시는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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