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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달력:최좋은 그림
【용포리일기 107】감나무
“전도사님 올해도 전도사님 고향으로 감 따러 가야죠?”
언젠가 한번 어머님 계시는 전남 장성 고향에 함께 다녀오셨던 목사님이 또 가자고 조르십니다. 논둑에도 밭둑에도 골목에도 산에도 온통 감나무에 빨간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답니다.
감나무골에서 자란 저에게는 감나무가 매우 친근하고, 또 감나무는 생각할수록 참으로 사람들에게는 착한 나무 같아요.
감나무는 산이든 밭이든 길가든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잘 자랍니다.
배, 사과, 복숭아처럼 그렇게 관리를 안 해도 그냥 알아서 자랍니다.
다른 과일나무의 잎으로는 차를 못 만들지만 유일하게 감잎으로는 차를 만듭니다.
그리고 농약을 안 쳐도 병충해가 없는 나무는 감나무밖에 없어요.
여름에는 무성한 잎사귀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지만
가을이 되면 가장 먼저 잎사귀가 떨어져서 감을 따기에 좋게 해주고
가을 햇볕에 빠알갛게 빛나는 모습은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장면을 선물해 줍니다.
감을 다 딴 뒤에는 몇 개의 감을 남겨 다른 동물들(특히 까치)에게 까지 밥이 되어줍니다.
무엇보다도 감나무는 ‘기다림’을 가르쳐 줍니다. 감이 빠알갛게 익어 홍시가 되기 전까지는 아무리 먹고 싶어도 꾹 참아야 됩니다.
감이 붉게 익는 것은 감 안에 있는 떫은맛이 변한 것이라 하지요.
내 안에도 떫은맛이 있습니다. 이 맛이 변해서 단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고 글에 적당한 사진을 찾는데, 감나무는 도대체 어느 사진을 붙여야 할지 모를 정도로 좋은 감나무 사진이 많으니 이 또한 감나무의 덕(德)인 것 같습니다. 10월 가족달력으로 좋은이가 그린 감나무 그림을 붙입니다. 2006.10.2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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