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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136】공평하신 하나님
우리 집에서는 매주 월요일 아침에 5학년인 좋은이에게는 2000원, 2학년인 밝은이에게는 1500원의 용돈을 줍니다. 액수가 좀 작기는 하지만 더 필요하면 스스로 벌어서 쓰면 됩니다. 무슨 일이든 집안 일을 하고 거기에 합당한 금액을 정해서 요청하면 줍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알뜰시장을 하는데 5천원이 필요하다 하면 그 전날 우리집 설거지는 5천원짜리가 되는 식입니다.^^
그런데, 밝은이는 용돈을 줄 때마다 “왜 언니는 2000원이고 나는 1500원이에요? 불공평해요”하고 불만이 가득합니다.
“아빠가 보기에는 똑같이 주는게 불공평한 것이고, 언니를 더 주는게 공평한거야”
여기에 30cm짜리 나무 막대기가 있습니다. 이 막대기가 평평하게 수평을 맞추려면 그 중간인 15cm지점을 손으로 잡고 들어 올리면 될까요? 안됩니다. 왜냐하면 만일 그 막대기가 한쪽은 통통하여 굵고 한쪽은 가늘다면 굵은 쪽으로 정도껏 치우쳐야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15라는 숫자가 중심이 아닙니다. 따라서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것이 중심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 쪽에서만 보면 항상 상대편 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법입니다. 그래서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좋은이는 5학년이니까 좀 더 주는 것이고 밝은이는 2학년이니까 조금 덜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은 어른이니까 알 수 있습니다. 어른은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보는 눈이 있으니까요. 어릴수록 숫자적인 공평밖에 보지 못하고 불평을 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밝은이도 좀 더 크면 공평의 원리를 깨닫게 될 것이니까요.... 이 이야기가 ‘공평하신 하나님’이란 무슨 뜻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6.12.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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