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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박사가 된 좋은이
【용포리일기 149】성탄절 추억
성탄절 행사를 하면서 해마다, 아니 2천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아기 예수 탄생한 베들레헴 마굿간 풍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국민학교를 다닐 때 성탄절 연극을 하면서 동방박사 역할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돌에 노란 물감 칠해서 황금을 만들고 수염을 붙이고 준비를 했지만, 역사적인 그 날 무슨 일이 있어서 저는 교회에 늦었고 연극은 끝나버렸습니다. 그래서 ‘아기 예수를 못 만난 동방박사’라는 글을 쓰기도 했는데, 이번 성탄절에는 좋은이가 몰약병을 들고 수염을 붙이고 나타난 동방박사가 되었습니다.
동네아이들이라야 고작 열댓명 되는 산골짜기 작은 시골교회 성탄절 행사라 한 아이가 여러 역할을 바꾸어 하면서 시끌벅쩍 야단법석 요란스럽게 웃음으로 그러나 넉넉하게 진행된 성탄절 행사였습니다.
오랫동안 성탄절마다 똑같은 내용의 연극을 되풀이 하지만, 의미가 있는 것은 해마다 배우(?)가 바뀌고 연극을 했던 아이들의 머리 속에는 그것이 평생토록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서른 넘어 예수를 믿은 어떤 집사님은 자기에게는 어린시절 그런 추억이 없는 것을 매우 아쉬워하더군요. 2006.12.2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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