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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161】꽃피는 집
"여보세요? 택배인데요. 집이 용포리 어디쯤 됩니까?"
"예. 면사무소 맞은편에 있는 학산빌라 아세요?"
"예. 알아요"
"학산빌라 주차장 옆에 있는 3층 단독주택의 1층입니다."
"아... '꽃피는 집'이요?"
집에 택배가 올 때 꼭 전화가 먼저 와서 위치 확인을 합니다. 저의 대답은 늘 똑같습니다. 그런데 '꽃피는 집'을 아는걸 보니 지난번에 한번 왔던 것 같습니다. 가끔 피자를 시킬 때도 '1층 꽃피는 집입니다.' 하면 더 설명 안 해도 그냥 압니다.
오래 전에 "나중에 교회를 개척하면 나는 교회 이름을 대문짝만하게 걸지는 않겠다. 작은 나무 판자에 소박하게 새겨서 문 밖에 걸어놓겠다" 며 판자 하나를 주워와서 조각칼로 '들꽃피는교회' 라는 이름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꽃' 자를 강조하여 크게 파고 다른 글자는 다음에 파야지... 하고 미루어 놓았다가 몇 년 후에 다시 발견하고는 "에라 문패나 만들자" 하고 '최좋은 밝은이가 사는 웃음 꽃피는 집'이라고 써서 문패처럼 밖에 걸어 놓았습니다.
그랬던 것이 그만 우리 집 이름이 되어버렸네요.
사실 우리 집 이름은 따로 있습니다. '인우재(仁雨齋)'입니다.
한희철 목사님의 집도 인우재(隣愚齋)인데 '어리석음과 가까이 하는 집'이라는 근사한 뜻이 있지만, 우리 집 인우재(仁雨齋)는 '인숙이와 용우가 사는 집'이라는 단순한 의미 밖에는 없습니다. 하하 2007.1.12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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