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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넷 네이버 포토 겔러리에서
【용포리일기 165】겨울 산 다람쥐
올 겨울은 따뜻해서 도무지 겨울답지가 않습니다. 오후 산책길에 한 참 겨울잠에 빠져 있어야 할 다람쥐가 나무를 타는 것을 보았습니다. 청설모 같기도 하고....
알록달록 단풍이 지고 옷을 벗은 나무들이 허허하게 느껴질 때 쯤 세상은 온통 눈으로 덮입니다. 그러면 다람쥐 같은 날짐승들이 움직일 수 가 없지요. 그래서 눈이 내리기 전에 땅굴을 파고 들어가 '반죽음'상태가 됩니다. 열량이 소비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체온을 5도정도로 낮추고 호홉도 1분에 5회 정도로 제한하고 최대한 움직임이 없는 거의 죽은 상태가 됩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겨울잠을 잔다'고 하는데, 사실은 잠이 아니라 반 죽음의 상태입니다.
다람쥐뿐만이 아니고 나무도 겨울에는 반죽음 상태에 빠져듭니다. 성장을 멈추고 일정 기간 동안 '죽어'있는 것은 다음 새로운 삶에 대한 준비의 시간이며 안으로 단단해지는 시간이자 자연이 정한 이치에 순응하는 태도입니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상관없이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인간' 뿐입니다. 겨울에도 등줄기에 땀이 날 정도로 실내 온도를 높여놓고 팬티와 난닝구만 입고 어슬렁거리는 정말 오만한 인간들뿐입니다. 2007.1.2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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