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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233】비가 오는 날에는
비가 오는 날에는 집 안에서 창 밖을 통하여 길을 바라봅니다.
화창한 날에는 그 길을 뛰어다니기만 할 뿐, 또는 길가에 피어있는 꽃이나 그 길을 걸어 오고가는 사람들만 바라보는데,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길'을 바라보게 됩니다.
자세히 바라보니 길에는 詩들이 가득 하네요.
돌, 자갈, 풀, 꽃, 지렁이, 나뭇가지, 개구리, 물방물, 밭, 미나리, 농부, 소, 웅덩이, 나뭇잎, 비옷, 오리, 경운기.... 그 이름 하나 하나 빈 노트에 적으면 모두 한 편 한 편의 시가 만들어질 것 같네요.
비 오는 날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길에 가득한 젖은 詩를 가만 가만 주워 봅니다. 2007.5.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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