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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숙소인 벽소령까지 약 5km를 어떻게 갈 것인가를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했습니다. 우선 걸음걸이가 만만한 아주머니들 뒤를 부지런히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으며 라면 한 개를 얻어먹었던 연약해 보이는 어떤 아주머니 두 분을 찍었습니다. 정각 3:00에 아주머니들이 출발하기에 우리도 얼른 따라붙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금방 눈물을 흘리며 후회를 했습니다. 알고 봤더니 두 분은 현직 여자소방대원들이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사람들과 떨어져 바위와 계단으로 된 길을 다리를 질질 끌면서 몸을 움직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앞질러 가면서 격려를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있을 때는 씩씩한 척 걷다가 사람들이 안보이면 바람빠진 허수아비처럼 풀썩 꺼졌습니다. 벽소령까지의 길은 험하지는 않은데 대부분이 바위로 된 길이어서 올라가야 될 바위를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좋은아... 헉헉 우선 가야될 목표를 잘개 쪼개서 하나씩 점령을 하자 헉헉. 우선 삼각봉이 목표다. 일단 삼각봉까지만 가자, 그런 다음 그 다음 일은 일단 삼각봉에 올라가서 생각하자 헉헉 어매, 죽것는거... "
연하천에서 채워온 물통 두 개의 물은 이미 바닥나 버렸고, 이제 몽쉘통통을 꺼내어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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