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용포리일기 260】멀쩡한 개가
"아휴 ~ 정말.. 그냥.. 에.. 저... 그냥 콱! 차마 욕은 할 수 없고... 어머님 말씀대로 된장 풀고 싶네. 여보 낮에 한번 찾아가봐요. 아무래도 목 줄이 너무 꼭 조인 것 같아"
아내가 밤새도록 어디선가 들려오는 짜증나는 개 소리에 잠을 설치고 일어나자 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창문을 여니 앞집 할머니도 밤새 잠을 못 잤는지 창문을 열고 큰소리로 난리를 칩니다.
"아니, 주택가에서 개 같지도 않은 것을 키우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워쩌자는거여. ㅅㅁ8*ff... ** !!@@$^^^っっっ (영어 C와 아라비아 숫자 18은 참 불쌍해)"-충청도 사람들도 화가 나면 말이 빨라지는 게 신기합니다.
한번 잠들어버리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는 저는 그저 "알았어. 내가 낮에 가서 개에게 잘 말해볼께. 근데 개가 사람 말을 알아들을까?"
아내를 달래지 않으면 개에게 받은 스트레스가 나에게 날아와 나의 코고는 것을 꼬투리 삼아... 자고 있을 때 내 콧구멍을 막아버리면 안되니까, 일단 꼬리를 내리고 아내를 달래봅니다.
개가 도둑이나 낯선 사람을 보면 컹컹컹 하면서 경계의 소리를 내는데, 이 개는 끼잉끼잉 깨앵 깨앵 하면서 아주 듣고 있으면 성질나고 짜증나 는 소리를 냅니다. 그래서 더욱 귀에 거슬리는 것 같습니다.
낮에 윗 골목에 올라 가봤더니 주인은 어디 나갔는지 집이 비어있고 개가 대문 옆에 묶여져 있었습니다. 혹시 목이 조여서 그러는지 살펴보니 목줄은 넉넉하였습니다. 옆으로 다가갔더니 그 듣기 싫은 소리를 또 내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게 아니겠습니까. 머야 이거...
개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멀쩡하고 밥그릇에 밥도 가득 있고, 건강해 보이고 어찌보면 잘 생겼는데, 한 가지 보이스(목소리)가 영 아니었습니다.
에... 일단 주인에게 직접 말하면 언짢을 수 있으니, 간접적으로 동사무소에 민원신고를 할 생각입니다.
개를 보면서, 겉으로는 멀쩡한데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부정적이고, 남을 비방하고 속이고, 음란하고, 더러운 사기꾼들 생각이 났습니다.
겉만 뻔지르르하면 뭐해! 개도 겉은 뻔지르르 하네. 2007.7.2 ⓒ최용우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