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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269】길가의 풀
장마철이라서 며칠동안 뒷산 산책을 중단했다가 비가 그친 것 같아서 다시 뒷산에 오릅니다. 그 며칠 사이에 산에 오르는 나무 계단에 풀들이 가득 자랐습니다.
사람들은 비가 오면 온 몸이 뻐근하고 쑤시고 아프고 끕끕하지만 풀들은 비가 오면 더욱 더 잘 자랍니다. 풀을 사람들은 잡초, 해초라고 하는데, 그것은 사람의 관점에서 본 것이지, 아마도 풀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이 쓸모 없거나 해를 주는 풀로 불리는 게 디게 억울할거에요.
논이나 밭에서 자라는 풀은 물피, 물달개비, 쇠털골, 밭뚝외풀, 방동사니,알방동사니, 바람하늘지기, 마디꽃, 바랭이, 뚝새풀, 돌피, 강아지풀, 쇠비름, 반하, 갈퀴덩굴, 명아주 등등 대충 생각나는 이름들이구요 요즘 길가에 흐트러지게 피어있는 하얀 가루를 날리는 꽃은 개망초입니다. 외국에서는 계란후라이꽃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개망초라... 개망신을 당하고 있는 꽃이거든요.
사진 속의 나무계단 옆의 하얀 꽃들이 모두 개망초입니다. 2007.7.1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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