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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장 목회

주광 목사............... 조회 수 1815 추천 수 0 2011.03.16 19:15:37
.........

집돼지 목회.

금번 폭우로 낙동강 하구 뚝이 무너졌다.
강변에 있는 지역이 침수되어
고통당하는 모습을 보니 맘이 아프다.
돼지들이 죽어 물에 둥둥 떠다니고
언덕으로 올라간 돼지들이 사경을 헤멘다.

양돈장에서 마무 걱정없이 살던 돼지들
현대화된 사육장에 살며
양질의 사료를 배불리 먹고
뒤룩뒤룩 살만 쪄가던 돼지들
자연의 재앙 앞에 맥을 못추고 죽어가네
거친 호흡을 내쉬며 누워있네.

문득 내 목회가
양돈장 목회가 아닌가 생각해 보네
성도들 맘 아프게 안하려고
이리 쓰다듬고, 저리 어루만지고
“아이구 내새끼야, 아이구 내새끼야”
껴안기만 하는 목회가 아닌가?.

이렇게 되어 조금만 어려워도
이리 자빠지고 저리 쓰러지고
맥못추는 신자 만들지 않았는가?

멧돼지 목회.

동부전선 철책선에 근무하는
강건우 일병 면회를 얼마 전에 갔었다.
“외삼촌, 아니 목사님 여기는 멧돼지가 왔다 갔다 해요
새끼들을 데리고 짬밥통에 와서 먹고 가요”한다.

멧돼지는 야생돼지다. 자생돼지다. 돈사도, 사료도 없다
산중에 있는 것을 자기가 구해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힘이 장사다 날세게 달린다
사람에게 달려들면 감당치 못한다
추운 겨울에도 안죽는다. 홍수나도 안죽는다.

나도 집돼지 목회하지 말고 멧돼지 목회를 해볼까?
어떤 환난풍파가 와도 좌절치 않도록
그래서 늦게 예배참석하고, 한눈팔고, 졸면
“일어서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해야지

주일성수하지 않고 물에 가면 쫓아가서
물에 집어 넣고 유격훈련 시키고
등산가면 쫓아가서 산악훈련시켜야지
집사가 주사(酒邪)부리면 술통에 집어넣어야지
이렇게 하면 멧돼지 목회될까?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신으로 되느니라”(슥4:6).

(2002, 8).ⓒ주광 임성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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