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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1.강물은 모든 것들을 버리고 바다로 간다. 데리고 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있다면 강물이라는 자신의 이름 뿐이다. 하지만 바다에 이르면 그 이름조차도 버리게 된다.
2.새도록 빗소리 후둑거리더니 몽요담에 산벚 꽃잎 하얗게 덮였구나. 꽃진다고 어찌 애석해 하랴. 머지 않아 꽃진 자리마다 보석 같은 열매들 빛날 터인데.
3.실패라는 놈은 기특하게도, 성공은 하고 싶은데 노력은 하기 싫은 사람을, 끈질기게 쫓아다닌다.
4.이제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그대여, 아직도 우는 버릇 못 버렸구나. 창 밖에 소리 죽여 내리는 밤비.
5.대한민국의 서민으로 살아가면서 뚜껑이 열릴 때마다 영어 단어 하나씩을 외운다고 가정하면 그대가 영자 신문을 막힘없이 읽으시는 수준까지 대략 몇 년이나 걸릴까요.
6.파리가 다소 거만한 어투로 개미에게 말했다. 날개는 곧 품위를 상징하지. 땅바닥을 기어 다녀야 하는 벌레들 따위와는 근본부터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그러자 개미가 대답했다. 니들이 새를 볼 때마다 열등감에 사로잡히는 거 다 알고 있어.
7.각기 다른 이름의 봄꽃들이 차례로 피지 않고 한꺼번에 피고 있습니다. 성질 급한 여름이 초록빛 아우성으로 다가와 빨리 봄을 끝내라고 닦달하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8.높은 산 정상에 있는 바위들은, 아직도 빌어먹을 그리움을 견딜만 해서 사시장철 선 채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들판에 내려온 바위들은, 빌어먹을 그리움 따위 개한테나 던져 주라는 심정으로, 굳은 허리 쭈욱 펴고 누워 있는 겁니다.
9.오늘은 스승의 날. 내 바깥에 있는 것들은 내 바깥에 있는 것들 대로, 내 안에 있는 것들은 내 안에 있는 것들 대로, 나를 낮추기만 하면 천하만물이 스승 아닌 것이 없으니, 동서남북 우수마발, 겸손한 마음으로 머리 조아려 감사를 드립니다.
10.이미 일어나 버린 일에 대해서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가정하는 일은 약간의 위로나 반성의 여지를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타임머신이 발명되기 이전에는 일어나지 않은 일로 되돌릴 방법이 없다. 그런데 가끔 서류상으로는 이런 일이 가능해진다.
-이외수 트위터에서 http://twtkr.com/oi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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